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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염 언제까지…] “폭염 꺾인다, 꺾인다”던 기상청, 이틀씩 ‘찔끔’ 연기 왜?
-16일→18일→20일→24일, 네 차례나 말 바뀐 폭염 예보

-기상청 “예상보다 대기 정체돼 예측 어려워” 해명 나서

-“대기 정체까지 예상하는 게 실력” 예보관 전문성 지적 의견도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기상청이 “이번 폭염은 11~14일까지 절정에 달할 것”이라고 예보했지만, 이번에도 틀렸다. 폭염이 한풀 꺾인다는 예보가 매번 빗나가자, 기상청도 예보를 수시로 바꾸는 상황이다. 시민들은 장마철부터 이어진 기상청의 오보에 분통을 터뜨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4시 서울의 수은주는 36.6도를 기록했다. 올해 가장 더운 날이었던 지난 11일(36.4도)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서울의 폭염 일수도 22일 폭염 특보가 예보되면서 23일까지 늘어났다. 이는 최악의 폭염을 기록한 지난 1994년(29일) 이후 최대치다.

기상청이 폭염 종료 예보에 실패하고 네 차례나 예보가 바뀌면서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기상청의 오보에 전문가들은 “예보관의 실력 부족이 가장 큰 문제”라고 평가했다. [사진=헤럴드경제DB]

애초 기상청은 지난 11일 “14일까지 폭염이 절정에 달하고 15일 광복절이 지나면서 한풀 꺾일 전망”이라며 “서울의 낮 기온이 30~31도 정도로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지난 16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4.9도로 전날보다 오히려 1도 가까이 올랐다.

지난 13일까지만 해도 “광복절 연휴가 지나면 기온이 예년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 말했던 기상청은 지난 14일 갑작스레 “폭염이 18일 이후에야 꺾일 전망”이라며 예보를 수정했다. 막상 18일이 되자 기상청은 다시 예보를 바꿨다. 기상청은 주말인 20일 서울의 낮 기온이 32도를 기록한 뒤 폭염이 누그러지겠다고 예보했다. 그러나 20일 34.9도, 21일 36.6도로 서울의 낮 기온은 오히려 올랐다. 폭염도 좀처럼 물러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기상청은 지난 19일 예보 발표 하루 만에 다시 말을 바꿨다. 기상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발표하며 “다음 주 후반(24일)부터는 기온이 조금 낮아지겠으나, 평년보다 1~3도 높은 기온이 계속 유지되겠다”고 했다.

열대야 현상도 지난 10일 기상청은 “17~18일 사이에 끝나겠다”고 예보했었지만, 지난 19일 최저기온 26.6도를 시작으로 지난 21일 밤까지 열대야는 계속되고 있다.

잇따른 기상청의 오보에 시민들은 불멘소리다. 직장인 김모(28) 씨는 “폭염에 열대야로 전기세 걱정이 큰데, 기상청은 폭염이 언제 끝날지 간만 보는 것 같다”며 “당일에야 예보를 수정할 거라면 예보가 아니라 중계라고 표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나타냈다.

실제로 기상청은 지난 장마철에도 오보를 연달아 내면서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지난달 28일 기상청은 “중부지방은 서해 상에서 활성화하는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아 가끔 비가 오다 늦은 오후 그치겠다. 비의 양은 5~30㎜로 많지 않겠다”고 예보했지만, 지난 29일 충남 대산에는 예상보다 4배 많은 138㎜의 비가 내렸다. 서울 서대문에도 2배가 넘는 66.5㎜의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당시에도 비가 온 뒤에야 “일부 지역에 시간당 30㎜ 이상의 강한 소나기가 내리고 있다”며 예보를 수정해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이어지는 폭염 오보에 기상청은 지난 19일 설명 자료를 내고 해명에 나섰다. 기상청은 잇따른 예보 실패가 “한반도 주변 기압계의 흐름이 정체되고 있다”며 “한반도가 안정한 고기압 영향권에 놓이게 되면서 구름 발달이 억제돼 강한 일사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기상청의 예상보다 공기 흐름이 막히면서 폭염이 비정상적으로 길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상청의 해명에 대해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반응이다. 한 기상 전문가는 “슈퍼 컴퓨터도 세계적인 수준의 장비를 사용하고 있고, 수치예보모델도 일본 모델에서 유럽 모델로 바꾸며 정확도에 큰 문제는 없다”며 “그러나 이를 해석하고 판단하는 예보관들의 실력 부족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압계 정체가 원인이라고 하는데, 그걸 예측하는 것이 예보 실력”이라며 “예보관의 전문성 부족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각종 기록을 갈아치운 이번 폭염은 이번 주말을 지나면서 기세가 꺾일 전망이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주말 즈음에는 폭염이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며 “기압 정체가 풀리면서 30~31도 정도로 기온이 내려갈 전망”이라고 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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