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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우올림픽] ‘13-12’ 오혜리의 극적인 우승 ‘종주국 위상 세웠다’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올림픽은 하늘이 정해준 사람만이 나가는구나…”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부상으로 출전이 좌절되자, 오혜리(28ㆍ춘천시청)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당시 한국 나이로 25살, 선수로서 전성기를 구가할 나이였고, 리우까지 시간은 멀어만 보였다. 하지만 오혜리는 묵묵히 훈련했다. 열심히 도전한 끝에 30을 앞둔 나이에 리우 올림픽 무대에 섰고 금메달을 목에 가는 데 성공했다.


태권도 여자 -67kg 결승전이 열린 19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3에서 오혜리 선수가 프랑스 하비 니아레 선수에게 발차기 공격을 성공한 후 기뻐하고 있다. (리우=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그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태권도 여자 67㎏급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1위 하비 니아레(프랑스)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13-12, 극적인 한점차 우승이었다.

결승전에서 만난 니아레는 세계랭킹 1위의 실력자다. 오혜리의 올 시즌 랭킹은 그에 못 미치는 6위다.

두 사람의 경기는 결승전답게 3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승패를 예측할 수 없는 치열한 공방이으로 흘렀다.

1라운드에는 오혜리가 밀렸다. 0-0으로 무득점 경기가 진행됐지만 1라운드 1분 22초 무렵 니아레의 왼발이 오혜리의 헤드기어를 강타했다. 그리고 오혜리는 3-0석점차로 밀렸다.

2라운드 시작과 함께 몸통 공격을 허용한 오혜리는 이후 뒤차기로 3점을 따라붙으며 반격에 들어갔다. 1분13초부터는 연달아 머리공격으로 6점을 뽑아냈다. 점수는 9-4로 역전됐다.

하지만 3라운드 시작과 함께 니아레가 몰아붙였다. 10-4로 앞선 채 시작한 3라운드에서는 니아레는 점수를 11-10으로 추격했다. 오혜리는 당황하지 않았다. 한점한점 묵묵히 점수를 쌓았다. 그리고 13-12 한점차 진땀승을 거뒀다.

결승에 오르는 과정도 힘겨웠다. 16강과 8강에서는 압도적은 모습을 보였다. 16강 첫 경기에서 멜리사 파뇨타(캐나다)를 9-3, 8강에서는 대만의 좡자자를 맞아 3라운드 6초를 남기고 21-9로 승리했다.

하지만 4강에서는 아제르바이잔의 아지조바를 6-5로 간신히 꺾었다. 8강전을 끝내고 4강을 준비할 시간이 45분밖에 되지 않아 체력적인 문제가 찾아온 탓이다.

“내가 준비는 안 하면서 욕심만 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봤다.” 오혜리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쿨러닝을 유심히 봤다. 그리고 묵묵히 훈련해 매진했다. 이런 노력은 이날 금메달을 획득하며 더욱 빛났다.

오혜리는 28세 4개월의 나이로 한국 태권도 선수로는 역대 최고령 올림픽 메달리스트로도 이름을 올렸다.

종전까지 최고령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80㎏초과급에서 금메달을 딴 문대성으로, 당시 그의 나이는 27세 11개월.

한국은 태권도가 처음 올림픽 정식종목이 된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여자 67㎏급에서 5회 연속 메달(금메달 4개, 동메달 1개)을 땄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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