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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군기지 놓고 미ㆍ러 갈등 격화…터키, 美 핵폭탄 있는 기지 러시아에 개방 가능하다는 보도 쏟아져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터키의 인지를릭 공군기지를 놓고 미국과 러시아의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러시아와 터키 매체는 연일 터키 정부가 러시아에 인지를릭 공군기지를 개방할 수 있다는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그런가 하면 미국이 터키를 더 이상 신뢰하지 못해 인지를릭 공항에 있는 핵폭탄을 루마니아의 데베셀루 공군기지로 이전하는 의혹도 나왔다.

데보라 리 제임스 미 공군장관은 18일(현지시간) 쿠르드계 언론인 ‘루다우’(Rudaw)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기 위해 터키의 인지를릭 공군기지를 이용할 수 있다는 논란에 대해 “괜찮지 않다”라며 “내가 공군장관으로 있는 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루다우는 제임스 장관이 “물론 사람들이 다른 의견을 제시할 수는 있다”라며 “하지만 실제로 거래가 성사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난 4일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부장관은 터키 언론 TRT하베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다에시(IS를 지칭하는 아랍어 약자)와 싸우려고 하는 이들에게 인지를릭 기지를 개방했다”라면서 “왜 러시아와 이런 조건으로 협력하면 안 되는가”라고 말했다.

이후 18일 유럽연합(EU) 전문매체인 ‘유랙티브닷컵’(Euractiv.com)이 미국이 인지를릭 기지에 배치한 핵무기를 루마니아 데베셀루 공군기지로 이전하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제기됐다. 

 반면 러시아의 국제보도채널 러시아투데이(RT)는 같은 날 빅토르 오제로프 러시아 상원의원 겸 국방위원회(한국의 국가안전보장회의에 해당) 위원이 “터키가 인지를릭 기지를 러시아공군에 제공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지인 더 타임스도 이날 러시아 정부가 미국이 터키와 인지를릭 공군기지 사용 여부를 놓고 연장계약에 들어가려고 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터키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더 타임스는 오제로프 상원의원과 이고르 모로조브 러시아 상원의원 겸 외교위원회 위원이 각각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다음 기지는 인지를릭이 될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이 (시리아 내전에서) 한 번 더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인지를릭 공군기지는 미국 유럽ㆍ중동 전략 거점이자 IS 공습 전초기지이다. 미국의 B61핵폭탄 약 50기가 배치된 곳으로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국가에배치한 전체 핵무기양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터키가 러시아에 인지를릭 공군기지를 개방하게 될 경우 터키와 유럽, 그리고 미국이 구축했던 안보체계는 대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인지를릭 공군기지가 러시아에 개방될 경우 미국은 중동을 둘러싼 패권경쟁에서 주도권을 러시아에 완전히 빼앗길 수도 있다.

때문에 유랙티브는 미국이 러시아의 전통세력이었던 루마니아에 핵폭탄을 이전함으로써 터키 포섭에 나선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터키 외교부장관인 메블류톰 차부쇼글루는 터키 일간지인 휴리예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이란이 없다면 시리아 내전 사태를 종결시킬 수 없을 것”이라며 “터키는 두 국가에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지난 16일 러시아 공군에 공군기지를 제공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16일 러시아 장거리 폭격기 투폴레프(Tu)-22M3과 전술 폭격기 수호이(Su)-34를 이란에 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라에딘 보루제르디 이란 의회 국가안보ㆍ외교정책위원회 위원장도 이를 확인했다. 이란이 외국에 공군기지를 개방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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