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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물난리’ 루이지애나 안가는 이유… 쇼하기 싫어서?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미국에서 남부의 물난리와 서부의 불난리로 수많은 이재민이 생긴 가운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휴가를 즐기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여론의 환심을 사기 위한 ‘정치적 쇼’를 싫어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특성상 재해 지역을 방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루이지애나 주 지역 신문인 ‘디 애드버킷’(The Advocate)은 18일(이하 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휴가를 단축하고 홍수피해 지역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애드버킷은 “때때로 대통령의 방문은 도움이 되기보다는 해가 돼 긴급대응에 방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제 고통스러운 속도로나마 홍수가 진정되고 있기 때문에 그건 고려할 요소가 아니다.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방문해 고통받는 미국인들에 대한 연대감을 보여주기에는 이미 시간이 지나버렸다”라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

여기에 오바마 대통령이 19일 휴가지에서 래리 데이비드(미국 연예인)와 골프를 칠 것이라는 소문이 SNS를 타고 퍼지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치솟았다. 루이지애나에서는 지난 주말부터 시작된 ‘1천년래 최악의’ 홍수로 10명이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고 수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는데 한가롭게 골프나 치고 있다는 비판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휴가는 지난 6일부터 오는 21일까지로 예정돼 있지만,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부 내에서도 대통령의 루이지애나 방문을 추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 크리스 실리자는 오바마 대통령이 루이지애나를 방문하지 않는 것은 “‘그런 척 하는 것(fake it)’을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오바마는 그가 그토록 염원하던 건강보험 개혁안을 추진할 때도 정치적 쇼를 하지 않아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을 정도로 정치적 의도를 가진 겉치레 행동에 반대하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실리자는 “지겹도록 언급됐지만 미국 대통령에게는 휴가 같은 건 없다. 내시 레이건(레이건 전 대통령의 부인)이 남편의 휴가를 비판하는 이들에게 “대통령은 휴가를 가지 않는다. 그들은 단지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갈 뿐이다’라고 한 말은 유명하다. 특히 이런 디지털 시대에 일은 당신을 따라 다닌다”라고 했다. 굳이 현장에 가서 카메라 앞에 서서 포즈를 취하고 자신의 방문을 떠벌리지 않더라도 대통령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 리사 모나코 백악관 특별보좌관에게 재해복구 상황을 주시하며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려 놓았고, 존 벨 에드워즈 루이지애나 주지사와도 재해복구 문제에 대해 전화로 의견을 교환했다. 제이 존슨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루이지애나 주를 방문할 예정이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루이지애나를 방문하지 않더라도 휴가를 중단할 가능성은 거론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4년 미주리 주 퍼거슨 인종갈등이 커졌을 때나, 2011년 허리케인 ‘아이린’이 닥쳤을 때도 백악관으로 복귀한 바 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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