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정운호 로비 의혹] 진경준 되돌이표?… 현직판사 잇단 의혹에 법원 ‘초긴장’
-‘스폰서 검사장’ 진경준과 닮은꼴 의혹

-법원, 당혹감 속 검찰 수사 예의주시



[헤럴드경제=김현일ㆍ고도예 기자] ‘스폰서 검사장’ 논란을 불러왔던 ‘진경준 사태’가 법원에서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검찰 사상 초유의 ‘현직 검사장 해임’이라는 사태를 초래한 진경준(49) 전 검사장이 구속기소된 지 한달도 안 돼 이번엔 현직 판사에게 유사한 비리 의혹이 제기되면서 법원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사진설명=‘정운호 로비 의혹’에 연루된 김모 부장판사와 관련해 검찰이 수사에 나서는 등 현직 판사들의 비리가 잇달아 터지면서 법원이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운호(51)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인천지법 김모 부장판사는 17일자로 6개월 간의 휴직에 들어갔다. 대법원은 김 부장판사가 전날 제출한 청원휴직 신청을 받아들여 휴직 인사발령을 냈다고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최근 자신에게 의혹이 집중되면서 정상적인 재판업무 수행이 곤란하다고 판단하고 휴직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그동안 제기된 일련의 의혹들에 대해선 여전히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김 부장판사는 지난 4월 정 전 대표의 상습도박 사건 재판과 관련해 ‘로비 리스트 8인’에 거론되면서 처음 등장했다. 재판 로비 의혹을 줄곧 부인해오던 그는 2014년 정 전 대표 소유의 외제차 레인지로버를 시세 중고가보다 싸게 사들이고 매입 대금을 다시 돌려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사실상 차량을 무상으로 제공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김 부장판사는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정 전 대표와 해외여행을 다녀오고 정 전 대표로부터 500여만원을 받은 정황까지 나오면서 정 전 대표와의 유착 관계를 의심하는 기류는 거세지고 있다.

앞서 넥슨 주식을 사실상 공짜로 매입한 것으로 확인된 진 전 검사장은 넥슨이 리스한 제네시스 차량을 무상으로 타고 다니고, 가족여행 경비까지 김정주(48) NXC 회장이 대신 내도록 한 사실까지 드러나 재판에 넘겨졌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 부장판사를 둘러싼 의혹들이 진 전 검사장의 스폰서 행태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부장판사가 혐의를 강경하게 부인하고 있는 만큼 일단 법원은 사태를 예의주시하면서 관련 의혹들에 대해선 적극 해명하고 있다.

김 부장판사가 지난해 11월 네이처리퍼블릭 제품을 베껴 판매한 업자들의 항소심에서 1심보다 높은 형량을 선고한 것을 두고 정 전 대표의 로비를 받은 결과라는 의혹이 이날 추가로 제기됐다.

이에 대해 인천지법은 “피고인들이 공탁한 피해회복 금액을 반영하고 남은 피해액을 고려해 형이 선고됐다”며 “양형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진경준 사태’에 비춰보면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진 전 검사장도 처음에 혐의를 부인했지만 거짓말이 잇달아 탄로나면서 결국 특임검사팀의 수사를 받았다. 초기에 진 전 검사장의 해명만 믿고 미온적으로 대응한 법무부와 검찰도 역풍을 맞았다.

향후 검찰 수사에서 김 부장판사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거나 또 다른 의혹들이 제기될 경우 법원 역시 비난 여론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한편 법원 내부에선 검찰이 이제 와서 판사들의 비위를 언급하며 수사에 나선 것을 두고 불편해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검찰에 집중된 부정적 여론을 돌파할 카드로 현직 판사 수사를 택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정 전 대표와 이민희 씨를 조사하면서 이번에 단서가 나와 수사에 나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 순서를 만든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joz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