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소속의 김현미 예결위원장은 17일 오전 예결위 여야 간사회의를 소집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간사회의를 통해 예결위를 중단하는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했다. 그는 “추경이 구조조정과 일자리 문제로 추진하는데 이 사태가 왜 발생했는지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며 “청문회 진행 상황을 보면 전혀 진상규명 의지가 없다. 이 상태에서 예결위가 눈 감고 손뼉치며 추경 예산을 해주는 데에 깊은 회의가 있다”고 예결위 중단 의사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간사협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내가 결정하겠지만, 더민주 입장은 이 상태에서 예결위를 가동하는 건 국민이 국회에 부여한 예산안 심의 의결권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관건은 조선해운산업 부실 규명 청문회 증인 채택이다. 기획재정위원회 여야 간사는 지난 16일 종일 증인 채택을 두고 회동을 열었지만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증인 채택과 관련, 여당에선 별다른 증인 목록을 제시하지 않았고, 야당은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 전직 대우조선해양 사장 등을 증인 채택으로 요구했으나 여당이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완주 더민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 “전직 대우조선해양 사장도 안 된다고 하니 누구를 불러 청문회를 하자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또다른 청문회 관련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에선 새누리당 소속 이진복 정무위원장의 해외 출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정무위원장이 유럽 방문 중인데 어떻게 증인 채택을 논의하느냐”고 비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도 “ 정무위원장이 해외 출장 중이니 약속한 청문회가 이뤄질지 의구심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와 관련, 이 위원장 측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의원 개인일정이 아닌 위원회 공식 일정이고 추경 관련 협의는 그 이후에 정해졌다”며 “공식 출장을 이런 식으로 문제 삼는 건 트집잡기”라고 반발했다.
게다가 국회는 정부 개각 후속작업인 인사청문회까지 숙제로 떨어졌다. 야권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해임되지 않은 채 검증한 개각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 완고하다. 황교안 국무총리 인사청문회는 지난해 5월 21일 내정된 이후 보름을 넘겨 6월 8일이 돼서야 청문회가 열렸다. 이한구 전 총리 때엔 여야가 일정을 두고 대치를 벌이다 청문회 날짜를 연기하는 일도 벌어졌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말 장관급 개각에서도 국정교과서 파문 등으로 인사청문회가 중도 파행되는 등 난항을 거듭했다.
dlcw@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