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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기차표 예매 전쟁] 6시 정각 클릭했지만, 금세 ‘4만명 접속대기’ 창만…
-어김없이 찾아온 표 전쟁…PC에 약한 중장년층, 가족에 대리 예매시키기도

-웹페이지ㆍ기차역 창구에서만 가능…스마트폰앱ㆍ현장 자동발매기론 안돼

-시간대도 출근 시간대… 직장인ㆍPC없는 노인들 “매년 반복, 어쩌란 말이냐”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1.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상도(58) 씨는 지난 16일 오후 막막함이 최고조에 달했다. 18일부터 호남선 추석 기차표 예매가 시작되는데 달리 일찍 예매할 방법이 없어서다. 전남 여수가 고향인 박 씨는 “평소엔 코레일 스마트폰 앱으로 기차표를 예매하는데 이번 추석 기차표의 경우 휴대폰으로 예매가 안된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았다”며 “PC나 역 창구에서만 표를 살 수 있다는데 그 시간에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들은 어찌하라는것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부인과 딸이 모두 해외에 거주하는 박 씨는 결국 고향 친구에게 기차표 예매를 대신 부탁했다. 박 씨는 “명절 기간의 기차표 예매의 경우 평일 오전 시간대 PC 사용이 어려운 많은 직장인들을 배려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17일 오전 6시 현재 코레일 추석 승차권 예매 홈페이지. 많은 이용객들로 접속이 지연되고 있다. 또 예매 홈페이지의 경우에도 멤버십을 가진 회원만 예약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2. 대학생 김웅(27) 씨는 올 추석에 부산행 KTX 승차권을 구하지 않으면 고향에 가지 않을 예정이다. 지난해 추석 때 기차표를 구하지 못해 결국 7시간 넘게 버스를 타고 부산에 다녀오느라 고생했기 때문. 김 씨는 “매번 부모님댁에 갈 때 기차를 타고 다니다가 작년엔 표를 구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버스를 탔었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몸살이 났었다”며 “이번엔 꼭 KTX표를 예매해야 한다”고 했다. 아들의 ‘명절 부산행(?)’ 성공을 위해 김 씨의 아버지는 17일 오전 부산역으로 향했고, 김 씨는 오전 6시부터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 17일 오전 6시, ‘추석 승차권 예약’ 버튼을 클릭한 김 씨는 모니터 위에 뜬 ‘예약화면 접속 후 잔여석 부족으로 예약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는 안내 창이 한없이 야속하게느껴졌다. 오전 6시10분께 김 씨의 앞엔 4만3000명 가량이 접속대기중이었다.

17일부터 추석연휴 기간 기차표 예매가 시작됐다. 코레일 홈페이지에선 17일, 18일 이틀간 오전 6시부터 정오까지 예매가 가능하고, 기차 역과 승차권 판매대리점에선 17일부터 이틀간 오전 9시부터 오전 11시까지 승차권을 판매한다. 이에 해당 시간대가 오전에 출근하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예매를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시간대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한 직장인은 “아침 일찍 출근 준비하고 오전에도 업무로 바빠 예매 창을 띄워놓고 있을 수가 없다”며 “매번 명절 때마다 기차표 예매 때문에 스트레스”라고 했다.

예매 방법이 홈페이지ㆍ현장으로 한정돼 있고 홈페이지의 경우에도 멤버십을 가진 회원만 예약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실제 기차 이용객들이 자주 사용하는 코레일 스마트폰 앱으로는 예매가 불가능하다. 기차역에서도 현장 자동발매기로는 예매할 수 없다.

코레일 관계자는 이에 대해 “원활한 추석 승차권 예매를 위해 앱과 자동발매기에선 예매할 수 없게 돼있다”며 “지난 해에도 같은 방침이었다”고만 설명했다.

코레일 예약 홈페이지로 예약할 때도, 코레일 멤버십을 가진 회원만 예약할 수 있어 멤버십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에겐 예매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70%에 해당하는 승차권이 인터넷을 통해 제공되기 때문에 PC 사용이 서툰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예매에 불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필요하지도 않은 승차권을 사 암표로 불법으로 유통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방침”이라고 했다.

한편 홈페이지 예매는 코레일 홈페이지(www.letskorail.com)를 통해 할 수 있으며 17일에는 경부선ㆍ경전선ㆍ충북선ㆍ동해선 등의 승차권을 판매하고 18일에는 호남선ㆍ전라선ㆍ장항선ㆍ중앙선 승차권을 판매한다. 이틀간 이번 추석 연휴 기간인 9월13일부터 18일까지 6일동안 운행하는 KTXㆍ새마을ㆍ무궁화호 열차를 예매할 수 있다.

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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