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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 칼럼] 후회없는 전원생활 준비하려면
역대급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산 좋고 물 좋다는 강원도 곳곳은 피서 온 도시민들로 넘쳐난다. 만약 이때 ‘인생 2막’의 전원생활 터를 찾는 사람이 피서 겸 답사 겸 강원도 시골에 왔다면 그는 어떤 생각을 할까. 아마도 땡볕이 들지 않는 북향이나 울창한 숲에 둘러싸인 터, 그리고 시원한 물이 흐르는 강과 계곡 옆 땅에 온통 마음을 빼앗길 것이다. 실제로 이때 서둘러 땅 매매 계약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인생 2막의 전원생활 터를 구하는 데 있어 ‘바로 지금의 모습’만을 보고 내린 이런 결정은 금물이다. 전원생활이란 게 여름 한철만 사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생활하기 좋은 봄과 가을은 제외한다고 해도 여름보다 훨씬 더 불편하고 힘든 긴 겨울을 나야한다. 무더운 여름에 시원함을 선사하는 북향이나 숲속 터, 강과 계곡 옆 땅은 폭설과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엔 그만큼 더 춥고 생활하기 힘겹다.

전원생활을 준비함에 있어 당장 현재의 상황만을 고려한 결정과 선택은 이후 실제 생활에서 뒤늦은 후회를 낳기 십상이다.

전원생활의 기반인 땅과 집을 보자. 땅과 집 즉, 부동산(不動産)은 글자 그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어느 지역과 마을, 그리고 개별 터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이동하지 않는다. 그 위에 지어진 집도 물론 고정되어 있다. 그러나 움직이진 않아도 그 모습은 시시각각 변한다. 살다보면 집이 비좁아 증축을 할 수도 있고 게스트하우스나 창고를 추가로 지을 수도 있다. 또 정원의 모습도 수시로 바뀐다.

해당 지역이나 마을, 주변 땅 또한 마찬가지다. 내 땅을 맨 처음 보았을 때와 계약했을 때, 그리고 집을 지어 입주했을 때, 거주한지 5년 또는 10년이 지났을 때, 내 땅은 물론이고 주변 땅과 마을, 지역의 모습은 몰라보게 달라진다. 옛말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안타깝게도 많은 (예비)귀농ㆍ귀촌인들은 당장 눈앞에 펼쳐지는 현재의 모습만을 보고 전원입지를 선택하고 집짓기를 결정한다. 이렇다 보니 정작 입주해 살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주변 환경의 변화에 몹시 당혹해한다. 뒤늦게 자신의 성급했던 선택과 결정을 후회하지만 이미 땅을 사서 집까지 지었으니 되돌릴 수도 없다. 최악의 경우 다른 지역이나 다른 터를 찾거나 다시 도시로 유턴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쏟아 부은 시간과 비용, 그리고 에너지의 손실이 막대하다.

이런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려면 농촌 이주 5년, 10년 후에 달라질 변화까지 염두에 두고 전원입지를 선택하고 집을 지어야 한다. 이때 내 땅에 접한 주변 농지의 달라질 모습 또한 미리 예측해보아야 한다. 나중에 주변 농지에 농약을 많이 뿌리는 사과ㆍ인삼밭이나 악취 나는 축사가 들어서기라도 한다면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주변 농지의 경우 지자체에서 집중 지원하는 농작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전원입지를 선택할 때는 지역이나 마을의 각종 개발계획 뿐 아니라 이웃한 땅의 크기와 모양, 향후 재배작목의 변화까지 미리 살펴 대처해야 뒤탈이 없다. 2015년 한해 도시를 떠나 귀농ㆍ귀촌한 이들은 총 32만9368가구, 48만6638명에 달했다. 행복한 전원생활을 원한다면 무더운 여름에 혹한의 겨울을 미리 준비하는 안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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