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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8사기동대’ 현실은?②] 57억? 서울지방세 체납왕은 84억 ‘전 부회장님’
-드라마 속 서원시청은 ‘서울시+수원시’ 가상의 배경

-체납자 위장이혼은 기본…기상천외 세금회피 동원

-“먹던 숟가락도 빼앗는다? 어려운 체납자 돕기도”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ㆍ이원율 기자]드라마 제목 ‘38사기동대’부터 약간의 사기성(?)이 엿보인다. 서울시 38세금징수과의 별칭인 ‘38기동대’에 ‘사’자 하나만 얹어 ‘사기’를 부각시켰다. 주인공이 소속된 서원시청만 해도 그렇다. 손철주 서울시 38세금조사관에 따르면 ‘서원시’는 38세금징수과가 소속된 ‘서울’과 작가가 살고 있는 ‘수원’의 한글자씩 따서 만든 가상의 지자체다.

‘38사기동대’는 38세금징수과를 모티브로 만든 작품이지만 드라마인 만큼 허구의 세계가 존재한다. 

드라마 ‘38사기동대’는 실제 서울시 38세금징수과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많다. “우리가 드라마처럼 먹던 숟가락도 뺐어갈 만큼 냉혹한 사람들은 아니다”라는 손철주 조사관은 “어려운 사람을 보면 우리도 가슴이 아프다”며 억울해했다.

▶57억? 서울지방세 체납왕은 84억=백성일(마동석)이 양정도(서인국)와 합심해 사기 팀을 꾸린 이유는 고액 체납자인 마진석(오대환)에게서 국세와 지방세 57억여원을 받아내기 위해서다. 실제 서울시 체납액 1위는 이보다 훨씬 많다. 2015년 말 공개된 서울시 지방세 체납액 개인 1위는 84억원을 내지 않은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이다. 조 전 회장은 국세 포함 715억원이나 된다. 드라마 속 방필규(김홍파)는 체납액은 무려 500억에 달한다. 현실에서는 “낼 돈이 없다”면서 국세와 지방세 최대 수천억원의 세금을 내지 않은 인물이 있다.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과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이 대표적이다.

▶사기? 결과가 과정을 정당화시킬 순 없다=“사기를 쳐서라도 체납세금 반드시 받아낸다”는 드라마 포스터 문구는 역시 38세금징수과의 과훈 ‘끝까지 추적하여 반드시 징수한다’에서 따왔다. 하지만 손 조사관은 “공무원이 사기라는 불법적인 과정으로 체납자를 응징할 수는 없다”며 “실제 징수 과정에서 편법적인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했다.

▶위장이혼은 기본? 머리싸움 치열=극중 마진석은 재산을 빼돌리기 위해 아내와 위장 이혼하고 재산을 가족 명의로 돌려놓는다. 38세금징수과에 따르면 실제 고액 체납자들도 위장이혼은 기본이다. 그들은 재산을 뺏기지 않기 위해 별장의 아궁이 속이나 골프장 클럽하우스 금고, 유령 해외 법인 등 기상천외한 방법을 쓴다.

▶‘먹던 숟가락도 뺐는다’, ‘피도 눈물도 없다’?=드라마 속에서는 세금공무원이 어려운 형편의 체납자 집을 수색하며 가재도구에까지 모두 ‘압류 딱지’를 붙이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으로 나온다. 손 조사관은 억울해했다. ‘세금 앞에서는 빈부차가 없다’, ‘먹던 숟가락도 빼앗는다’는 등 말이 있지만 이는 극적효과를 위한 설정일 뿐이라고 세무공무원들은 입을 모은다. 38세금징수과에서는 세금재활 의지를 가진 영세사업자 등 형편이 어려운 체납자에 대해서는 체납처분 유예 등을 통해 재기를 지원하기도 한다. 구체적으로 150만원 미만의 소액 예금 등 실효성 없는 압류로 인해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압류해제도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가택압류는 최후의 수단으로 남발하지 않는다는 게 38세금징수과의 원칙이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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