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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잇단 재심 이끌어내는 박준영 변호사, 스토리펀딩 3일만에 1억 모금
[헤럴드경제]수원 노숙소녀 사망사건,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그리고 삼례 3인조 강도치사사건

진범을 놓치고 억울한 사법 희생자를 만들었거나 만들뻔 한 사건들의 재심을 이끌어 낸 뒤에는 항상 박준영(43ㆍ사법연수원 35기) 변호인이 있었다.

극히 이례적인 일반 형사사건의 재심을 그는 벌써 3차례 받아냈다. 재심 결정이난 뒤 검찰이 항고해 아직 확정판결이 나지 않은 ‘무기수 김신혜 사건’까지 더하면 4차례다.

전국 2만여 명의 변호사가 가입한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해 박 변호인을 ‘제3회변호사공익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변호사공익대상은 인권옹호, 사회적 약자 지원활동으로 공익 실현에 기여한 변호인 개인과 단체에 주는 상이다.


그런 그가 수원지법 앞 자신의 사무실을 이달 말까지 비워야 할 처지에 놓였다.

사회적 약자들의 억울함을 풀고자 재심 사건에 집중하면서 ‘돈 되는’ 사건을 맡지 못한 탓이다. 재심 사건들은 모두 돈을 받지 않고 진행했다.

2012년부터 4년째 쓰고 있는 사무실의 월세가 이번 달로 열 달째 밀렸다. 마이너스 통장은 한도가 찼고 적금도 모두 깼다. 한때 변호인 2명과 직원 4명을 고용했었지만, 월급을 감당할 수 없어 모두 내보낸 뒤 지난해부터 30여 평의 사무실을 홀로 쓰고 있다.

그는 포털사이트 다음의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스토리펀딩’에 자신의 사연을 알리고 후원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 11일 석 달에 1억 원 모금을 목표로 글을 올렸는데 3일 만인 14일 오후 목표를 달성했다. 15일 오전 10시 현재 1억824만여원의 후원금이 모였다. 모두 2869명의 시민이 그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박 변호인은 “사회적 약자를 생각하고 정의를 바라는 시민들의 마음이 이렇게 크다는 것에 깜짝 놀랐습니다. 정말 큰 도움, 많은 위안을 받았습니다. 최근 수십억원의 수임료를 받고 문제를 일으킨 일부 변호인에 대한 국민 분노가 큰 상황에서 반사이익을 본 것도 같고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당초 기반을 다져 온 수원을 떠날 계획이었지만 후원금을 통해 수원에서 변호인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수원 노숙소녀 사망사건’은 현재 미제로 남아있다.

최 군을 비롯한 가출 청소년들은 2009년 서울고등법원에 이어 대법원에서 “혐의를 인정할 물증이 전혀 없고 자백의 경위 또한 석연치 않아 진술의 진실성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이들에 앞서 범인으로 몰려 수감됐다가 만기출소한 노숙자들도 “수사기관의 회유에 허위로 자백했다”며 청구한 재심에서 누명을 벗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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