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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바지 무더위 여름밤, 심야책방이 뜬다
[헤럴드경제] 무더위에 잠 못이루는 밤, 요즘 트렌디한 싱글 남녀들은 좀 더 스마트하게 여름밤을 즐긴다. 바로 책과 와인, 공연이 있는 심야책방이다. 금요일밤은 가장 여유로운 시간.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책방에서 맘껏 책을 보면서 짬짬이 수다도 떨고 강연이나 공연도 즐긴다. 여름의 끝, 심야책방들이 일제히 문을 열었다.

▶금요일 밤, 나는 심야책방으로 출근한다=강남의 동네서점 북티크에는 매주 금요일 책으로 ‘불금’을 보내는 선남선녀들이 자주 찾는다. ‘책과 사람을 위한 도심 속 아지트’를 내세우는 북티크는 매주 금요일 밤 10시 심야서점 문을 연다. 금요일 밤의 여유를 만끽하면서 책도 읽고 낯선이들과 책 얘기를 나누며 구수한 커피향에 여행의 기분까지 낼 수 있는 책방이다. 이 심야서점의 절정은 새벽2시 북토크. 커피, 다과와 함께 책과 다양한 일상의 얘기를 나눈다. 사행시 짓기 대회 같은 이벤트도 밤을 생기있게 만들어준다. 그렇게 아침까지 살아남은 이들은 근처 ‘아지매 국밥’으로 향해 속풀이, 뒷풀이를 한다. 밤을 새고 나면 사람들은 모종의 연대감이 생긴다.


교보문고 일산점은 8월 13일부터 15일까지 이틀간 심야책방을 연다. 8월 13일 오전 10시부터 15일 오후 10시까지 2박 3일 60시간 동안 문을 닫지 않고 연속 영업을 하는 셈이다.
교보문고가 ‘도서관형 서점’으로 거듭나고 있는 건 잘 알려진 사실. 심야책방이 열리는 13일과 14일에는 밤 9시 30분부터 30분간 일산점 입구에서 클라리넷 5중주 공연이 진행된다. 클라리넷 5중주의 달콤한 음악과 함께 책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다.
13일 밤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는 기생충 박사로 유명한 서민 교수의 ‘서민적 글쓰기’ 북토크가 열린다. 생생한 비유, 특별한 연구 세계로 흥미진진한 얘기를 들려줄 북토크에서는 누구나 쉽게 이해하는 글쓰기 방법을 배워 볼 수 있다.
14일 밤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는 영화 번역가로 잘 알려진 이미도씨의 북토크가 진행된다. 20년 넘게 500여 편의 영화를 번역한 독보적인 영화 번역가로 이번 강연에서는 ‘책 속 상상력을 훔치다’를 주제로 강연한다.


14일과 15일 자정부터 새벽 2시까지는 영화 ‘오베라는 남자’가 상영된다. 고집불통 까칠한 남자 오베가 이웃들과 부딪히며 벌어지는 에피소드와 흥미로운 결말이 감동적인 영화다. 원작소설 ‘오베라는 남자’는 스웨덴 무명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을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이름을 올린 작품.
특히, 13일과 14일 밤에는 스무 가족이 서점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캠핑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일별로 열 가족씩 총 스무 가족을 선정, 매장 내에 설치된 텐트 속에서 가족이 함께 책을 보며 밤을 보내게 된다.

파주 지혜의 숲 도서관은 8월19일 밤 9시부터 이튿날 새벽 5시까지 심야 도서관 ‘라운드 미드나잇-라이브러리 스테이’ 를 연다. 공연, 북토크, 독서 3종 세트를 즐길 수 있는 ‘라운드 미드나잇’은 지난해 인기에 힘입어 올해 새롭게 단장했다. ‘응답하는 시들의 밤’이란 제목으로 여는 낭독회에는 시인 유희경, 김상혁, 서효인씨가 참여해 시를 낭독하고 MOT(못)의 건반연주자 이하윤 씨가 시에 맞춰 즉흥 연주를 펼친다. 독자도 시인과 함께 무대에 올라 시를 낭독할 수 있다. 피아노와 기타 연주도 즐길 거리. 싱어송라이터 루피너스, 피아니스트 임자연, 기타리스트 최병욱이 참여한다. 새벽 4시엔 편지쓰기 행사가 진행된다. 간식과 음료도 제공된다.


▶심야책방의 다섯가지 매력=책을 좋아하는 이들은 금요일을 기다린다. 주말의 시작, 애독가들은 주중 일에 쫒겨 읽지 못한 책이나 천천히 아껴보려고 모셔둔 책을 여유롭게 즐긴다. 마음이 급하지 않으니 책의 한 줄 한 줄의 맛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수첩에 적어보기도 하고 곱씹으며 여운을 즐긴다.
심야책방의 또 다른 맛은 그 여유를 더해줄 와인 혹은 맥주, 그리고 주전부리다. 숙제하듯 읽어야 하는 책이 아닌 이상 책은 맛난 것을 먹으며 보면 즐거움이 배가된다. 심야책방에는 이런 게 허용된다. 책을 좋아하는 이들과 함께하면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모르는 이들이라도 책을 사이에 놓으면 쉽게 마음이 통한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귀기울이는 일은 성장에 필수. 라이브 음악도 즐길 거리 중 하나. 책과 와인, 공연, 강연을 즐길 수 있는 일석 다조의 심야책방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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