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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홈키파’ 獨 본사도 가습기 살균제 은폐…‘유독제품’ 시중서 퇴출도 안 돼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모기살충제 브랜드 ‘홈키파’로 유명한 ‘헨켈코리아’가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ㆍ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등 유독물질로 가습기 살균제(홈키파 가습기 한번에 싹)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헨켈의 독일 본사도 한국 자회사의 가습기 살균제 제조 및 판매 사실을 은폐하는데 동조했다는 주장이 추가로 나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1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헨켈코리아가 가습기 살균제 제조 사실이 외부에 알려질 것에 대비해 지난 5월경 최고경영자(CEO) 주재 대책회의를 연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하 의원이 “헨켈코리아가 가습기 살균제 판매 사실을 은폐했다”고 폭로한 날(지난달 26일)보다 2달이나 앞선 것이다.

하 의원은 이에 따라 “이 회의 결과는 헨켈 독일 본사에도 보고됐다”며 “그러나 본사 보고 이후에도 해명이나 피해자 찾기 등 후속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다. 사실상 제품 제조 사실의 은폐를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해당 대책회의에는 헨켈코리아 대표이사, 헨켈홈케어코리아 대표이사, 아시아지역준법담당 전무이사, R&D담당 전무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헨켈이 제출한 서면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는 대책회의 후 ▷제품 성분이 CMITㆍMIT라는 사실 ▷정부와 시민단체가 조사한 제조업체 명단에 헨켈이 포함되지 않은 사실 ▷약 2만1000개의 제품을 생산한 사실 ▷본 제품과 관련해 폐질환에 대해 어떠한 문제제기도 없었다는 내용을 확인한 후 이를 보고서로 작성, 독일 본사에 보냈다.

연매출 규모만 약 181억유로(약 24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생활화학제품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도외시한 것이다.

하 의원은 특히 “지난 7월 가습기 살균제 관련 자료를 요구하기 이전부터 헨켈은 이미 대책회의를 진행했던 것”이라며 “문제는 이 회의에서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나 의문을 해소하기 위한 계획이라든지, 혹시 있을지 모를 피해자를 찾아내기 위한 방안 같은 것은 결정된 바 없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 의원은 또 “헨켈의 소극적인 대응 결과 (유독물질이 사용된) 해당 제품은 여전히 시중에 남아있었다”며 “헨켈 측은 이 제품이 2009년에 단종됐다고 주장하지만,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까지 유통업체들로부터 반품을 받아왔다. 동일한 성분의 다른 제품 제조사들은 2011년 정부의 권고에 따라 출시를 중단하고 남아있는 제품들을 수거했지만, 헨켈의 제품은 정부의 스크린에 걸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중에 남아있었다”고 지적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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