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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아 남는게 먼저” 비명에, 투자 축소…中, 민간부문 돈 줄이 마른다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중국 저장성 중심부에서 가공지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장 치우롱씨. 올해엔 투자가 영 내키지 않는다. 돈 줄이 바싹 마른 탓이다. “지금은 몸을 사릴 때지 미래에 걸어 볼 때가 아니다”고 장씨는 말했다. 그는 “경제 전망이 정말 암울하다”면서 “우선 살아남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비단 장씨의 사정만이 아니다. 중국의 민간 투자가 크게 축소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전했다. 올해 상반기 민간부문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는 2.8% 성장하는 데 그쳤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30%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축소됐다. 지난 6월에는 중국이 2004년 관련 수치를 조사하기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12일에 발표될 7월 투자액 규모도 위축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경기 둔화와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디플레이션, 헷갈리는 정책 속에서 최대한 사업 위험을 줄이고자 하는 움직임이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돈을 함부로 썼다가는 수익은 커녕 빌린 돈도 못 갚기 십상이다. 올 상반기 발생한 중국 기업 회사채 부도 건수만 해도 34개에 이른다. 지난해 전체 건수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그 규모만 30억 달러어치에 이른다.

크게 증가한 중국 기업들의 사내 유보금은 투자에 나서기보다 현금 보유를 택한 기업들의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준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의 2분기 사내 유보금은 18%가 늘어난 1조20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 폭은 6년 만에 최대다.

분위기를 전환시켜 보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도 크게 효과를 보진 못했다. 중국은 규제와 진입장벽을 제거해 나가며 적극적인 사업과 투자를 촉구했지만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대출 등 자금 조달을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일련의 조치도 취했다. 급속도로 증가한 사회융자총량이 이를 반영한다.

그러나 대출의 핵심인 국영은행들이 늘 적극적으로 협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어서 정부가 기대한 만큼의 투자 촉진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대출해 준 기업들의 부도 사태가 속출하면 은행도 타격을 피해갈 수 없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에 따르면 이 때문에 국영 은행들은 2분기 민간 기업들에 적용하는 이자율을 공공부문 대출 기업들에 적용하는 이자율에 비해 6% 포인트 올려 받았다. 두 국영은행의 관료들은 부도 위험과 담보물 부족으로 소규모 민간 업체에 돈을 빌려줄 때는 한층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경기 둔화 우려에 국영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 확대를 적극 촉구하기도 했다. 실제로 국영 기업들은 상반기 투자 규모를 23% 늘리며 정부의 요구에 화답했다. 그러나 중국 경제의 5분의 3을, 노동력의 5분의 4를 책임지고 있는 민간 기업들은 보조를 맞추지 못하면서 경기는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존 찬 쿵 안바운드 인포메이션 설립자는 “정부는 대규모 투자를 많이 계획하는데 민간 투자자들이 압박 받고 있다는 점은 잘 인식을 못한다”면서 “회사들은 혼란과 중국의 미래에 대한 의문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저장성 내에서도 투자 축소 추세가 두드러지는 취저우 지역에서는 수많은 고객들이 다른 대출을 통해 또 다른 대출을 갚는 이른바 ‘돌려막기’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 도시의 민간 투자액은 올해 첫 5달 동안 1.9% 줄었다. 지난해 동기 15.4%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중국의 경제 전망에 확신을 느끼지 못하는 취저우시의 일부 투자자들은 투자에 나서되 중국이 아닌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안테나와 전기 자전거 등을 제조하는 저장001그룹은 올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베트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샹 칭송 책임자는 최근에는 동남아에 하는 모든 투자에서 보상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도 한 때 이랬다”면서 “좀 더 수익 확보가 확실한 시장을 찾기 위해 해외 진출로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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