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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력벽 날벼락’ 조합들 “매몰비용 수백억 정부에 청구할 것”
- 9일 분당ㆍ평촌 리모델링 조합, 성남시 긴급 대책회의

- 조합당 10억~60억 사업비 사용, 손실부문 산출 中

- “담당 공무원 바뀔 때마다 미뤄” “총선용 섣부른 발표” 성토도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정부의 ‘세대간 내력벽 철거’ 결정 보류 뒤 사업 전면 중단 위기에 놓인 1기 신도시 리모델링 추진 주택조합들이 단체 행동에 나설 조짐이다.

성남시 분당구 매화1ㆍ느티3ㆍ느티4ㆍ한솔5ㆍ무지개마을 4단지, 안양시 평촌 목련3 단지 주택조합장과 성남시 관계자, 설계사 관계자들은 국토교통부 발표 직후인 지난 9일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정부를 상대로 항의할 방법을 모색하고, 정부에 청구하기 위해 각 조합의 손실액을 산출하기로 했다.

서울의 대표 수직증축 리모델링 추진단지인 강남구 개포동 대치2단지의 전경. [사진 =헤럴드DB]

김명수 느티마을3단지 조합장은 11일 “마포구 호수아파트(쌍용예가 클래식) 등 이미 세대간 내력벽 철거와 수직증측으로 리모델링을 해 완공한 사례가 있는데도, 내력벽 철거가 기술적으로 불안한 것처럼 하루아침에 말을 바꿨다”며 “정부한테 농락당했다는 기분이 들고, 그동안 정부를 믿고 기다리며 사용한 비용은 정부가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학수 대치2단지 리모델링 조합장도 “조합 내부의 상의를 거쳐야 하지만, 정부안대로는 차라리 리모델링을 하지 않는 게 나아 매몰비용 지원 가능 여부를 타진하겠다”고 밝혔다.

분당의 수직증축 리모델링 추진 단지 현황. [제공 =느티마을3단지 리모델링 주택조합]

이들 조합이 청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매몰비용(조합이나 추진위원회가 설계용역 등 사업 추진에 쓴 사업비용)은 100억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강남구 개포동 대치2단지가 60억원, 분당 1기신도시 5개 단지가 각 10억~20억 등이다. 대치2단지는 이미 시공사(대림산업ㆍ현대산업개발)도 선정해, 건설사의 매몰비용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분당 1기신도시 5개 리모델링 주택조합이 작성한 ‘노후 공공주택 리모델링 활성화 방안’을 보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1년 간 사업 지연시 예상되는 추가부담금은 5개 조합 총 283억원이다. 추가부담금은 조합원인 각 단지 입주민이 내야하는 금액이다. 정비사업 기간이 늘어지면, 공사비 증가 등 추가분담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또한 5개 조합이 정비사업에 들이는 사업비예산 추정 총액은 734억원이다. 

분당의 수직증축 리모델링 추진단지들의 사업비 추산. [제공 =느티마을3단지 리모델링 주택조합]

분당 1기 신도시의 리모델링을 정책적으로 지원한 성남시도 난감해졌다. 성남시는 이들 5곳을 ‘리모델링 선도추진 시범단지’로 선정, 공공지원기금을 활용해 매화마을 1단지를 제외한 4개 단지에 평균 5억씩 사업비를 저리 융자로 지원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정부안(대수선과 수직증축)을 ‘B’안 도면으로 만들어 둔 곳도 있어, B안으로 건축심의를 받겠다는 곳도 있을 것”이라며 “조합의 움직임 등 사태 흐름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분당에선 5곳을 포함해 리모델링 대상 단지가 123개 단지, 1530동으로 파악된다. 총 8만6611가구이며, 이는 분당 전체 가구(11만4207가구)의 75.84%를 차지한다. 리모델링 대상 단지는 1994~95년에 입주한 중고층 아파트로 재건축연한(준공 뒤 30년)이 남은데다 용적률이 170% 안팎으로 높아 재건축 추진 시 사업성이 떨어지는 곳들이다. 당시 아파트들은 내진설계가 돼, 30~40년 된 노후아파트에 비해선 아직 ‘살 만한’ 수준이지만, 주거 환경이 새 아파트만은 못해 입주민들은 세대간 내력벽 철거를 통한 ‘베이(bay)’와 면적확장으로 주거 환경 개선을 노렸다.

각 지자체 마다 뉴타운 직권해제, 조합의 해산 등에 따라 매몰비용 지원은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시의 경우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조례’에 따라 직권해제 정비구역에 대해 사용비용 검증위원회의 검증을 거쳐 매몰비용을 최대 70% 지원한다. 또한 시공사가 조합에 빌려준 채무인 매몰비용을 포기할 경우 법인세 감면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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