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호남 삼당전(三黨戰)’이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의 호남 맹주 쟁탈전에 이정현 신임 당대표를 앞세운 새누리당까지 참전했다. 당 대표를 배출한 전남 순천은 새누리당 호남 공략의 심장부 격이 됐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당선되면서 국회는 ‘호남시대’를 맞이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전북 진안), 이정현 대표(전남 곡성),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전남 진도) 등 국회의장과 여ㆍ야 대표가 모두 호남 출신이다. 전당대회에서 더민주 당 대표까지 호남 인사로 구성되면 국회 주요 지도부가 모두 ‘호남’으로 묶이게 된다. 김상곤 후보는 광주 출신이고, 추미애 후보는 대구 출생이지만 남편 고향에 따라 ‘호남 며느리’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종걸 후보는 서울 출신이다.
새누리당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이정현ㆍ정운천 의원이 각각 전남, 전북에서 당선되며 호남 교두보를 마련했다. 특히 순천, 곡성은 이 대표가 재선에 성공한 지역이자, 집권여당 대표를 배출한 지역구가 됐다. 이정현 대표도 수락연설에서 “소외지역 출신이 집권여당의 대표가 될 수 있는 대한민국은 기회의 땅”이라고 치켜세웠다.
더민주에도 반전의 기회가 생겼다. 새누리당까지 가세하면서 호남 민심의 선택지는 늘었다. 지지정당을 두고 한 번 더 고민할 계기이고, 그런 고민 자체가 국민의당이 장악한 호남 민심에 파고들어야 할 더민주로선 나쁠 리 없다.
더민주의 호남 구애는 한층 강화될 조짐이다. 문재인 전 대표는 휴가 복귀 이후 첫 공식 일정으로 목포를 찾았고, 더민주 지도부는 최근 광주를 찾아 “제1호 당론 법안은 5ㆍ18 특별법 개정안으로 정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오는 27일 전당대회가 더민주 호남 공략의 분수령이다. 호남 인사의 당선 여부뿐 아니라 선거운동 과정에서 각 후보의 ‘호남 탈환 전략’이 크게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위기다. 국민의당은 안에선 더민주, 밖에선 새누리당에 압박받는 형국이다. 국민의당 38석 중 비례대표, 수도권 2석을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호남 의석이다. 국민의당으로선 호남 사수에 당 사활이 걸렸다. 국민의당은 10일 비대위 회의를 전북도청에서 열었고, 이날 종일 호남에 머물렀다.
국민의당 한 핵심 관계자는 “이제 호남을 두고 더민주, 국민의당, 새누리당이 모두 경쟁하는 시대가 됐다. 대선도 한층 어려워진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김상수ㆍ박병국 기자/dlc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