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도널드 트럼프의 막말과 거센 비판 전략이 본선 경쟁에서는 크게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는 자신의 기질과 선거 전략이 이 자리까지 오게 했다며 현재까지의 태도를 고수할 뜻을 밝혔지만 최근 지지율 조사는 속속 힐러리 클린턴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한 때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에 선두 자리를 내줬던 힐러리는 재역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대선의 승패를 가를 ‘3대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플로리다주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미 퀴니피액대학이 7월30일부터 8월 7일까지 진행해 9일(현지시간) 발표한 3개 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먼저 펜실배니아서 힐러리는 52％를 얻어 42％에 그친 트럼프를 10％포인트 앞섰다. 오하이오에서는 49％대 45％로 4％포인트, 플로리다에서는 46％대 45％로 1％포인트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메일 스캔들’ 논란으로 지지율이 크게 하락하면서 지난달 펜실베이니아와 플로리다에서는 트럼프에게 역전을 허용했고 플로리다에서는 동률의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다시 선두 자리를 꿰찬 것이다.

CNN방송이 7월 29일∼8월 4일 실시된 CNN/ORC와 폭스뉴스 등 6개 기관의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를 보면 클린턴의 평균 지지율은 49％로 39％에 그친 트럼프를 평균 10%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선 당시와 달리 트럼프의 전략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트럼프는 경선 당시 경쟁자들에 대해 ‘거짓말쟁이 테드 크루즈’, ‘꼬마 마르코 루비오’, ‘에너지 부족한 젭 부시’ 등으로 불렀던 것과 같이 힐러리는 ‘사기꾼’, ‘무능한’ 등의 수식어를 붙여 부르고 있다.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거침없이 비판과 막말을 쏟아내는 것도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이라크전 전사자 부모에 대한 무슬림 비하 발언으로 정당 안팎에서 거센 비난에 직면했고, 그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총기 소유 및 휴대 권리를 보장한 미국 수정헌법 2조 지지자들에게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생명을 위협하도록 교사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그러나 예전과 같지 않은 선거 전략 효과에도 트럼프는 계속해서 밀고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는 9일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FBN)와 한 인터뷰에서 현재까지의 기질도, 전략도 바꿀 의사가 없다며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한 것은 나의 기질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선에서 많은 후보를 물리쳤고 이제는 한 사람만 남겨두고 있다. 우리는 아주 잘하고 있고, 앞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보게 될 것”이라며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과의 본선 승부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회자가 ‘지지율 수렁에서 탈출하기 위한 전략이 뭔지’를 묻자, ”끈기“라고 짤막한 답변을 내놓으며 “지금까지 해온 방식 그대로 하겠”고 말했다. 그는 “계속 이겨온 상황에서 갑자기 (전략을) 바꾸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확신한다”며 “많은 후보를 이겼고 지금은 단 한 사람에게 지고 있지만 결국 잘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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