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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화 상원의원도 “트럼프 지지할 수 없다”… 무너지는 트럼프(종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공화당 핵심 인사들의 ‘트럼프 반대’ 선언 행렬이 가속화되고 있다. 공화당 현역 상원의원이 트럼프 반대 선언 칼럼을 내는가 하면, 과거 공화당 정부에서 안보 분야에 종사했던 고위 관료 50명은 자당의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를 ”미국 역사상 가장 무모한(reckless)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비판하는 공동서한을 발표했다. 또 이보다 중량감이 낮은 공화당 인사들의 이탈까지 감안하면 트럼프 진영은 모래성처럼 무너지고 있다.

수잔 콜린스 공화당 상원의원(메인)은 8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평생을 공화당원으로 지내온 사람으로서 가볍게 내린 결정이 아니다”라며 “트럼프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콜린스 의원은 트럼프가 장애인 기자를 조롱했으며 멕시코계 연방판사 및 무슬림계 전몰장병 부친을 비난했다며 “트럼프는 대통령에 필수적인 자질이 결핍됐다”고 주장했다. 다만 트럼프를 대신해 누구에게 투표할 지는 밝히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8일(현지시간)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에서 ‘부자감세’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경제공약을 발표했다. 트럼프는 경제공약 발표를 통해 무슬림 차별적 발언으로 악화된 여론을 뒤집으려 하고 있다.

공화당 중진인 그는 그간 트럼프의 막말과 기행을 비판해오기는 했지만, 그가 민주적 과정을 통해 대선후보로 선출된 만큼 이를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공화당 리처드 닉슨과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행정부 안보 관료를 지낸 50명은 공동서한에서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기에는 성품, 가치, 경험이 부족하다”며 “우리는 트럼프가 미국의 안보와 안녕을 위기에 처하게 만들 것이라 확신한다”라고 비판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또 오는 11월 대선에서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거나, 트럼프가 아닌 다른 후보에 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서한에는 톰 리지ㆍ마이클 처토프 전 국토안보부 장관, 마이클 헤이든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존 네그로폰테ㆍ로버트 졸릭 전 국무부 부장관, 윌리엄 H. 태프트 4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주재 미 대사 등이 참여했다.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국방부 정책 담당 차관을 지낸 에릭 에덜먼과 국무부와 백악관 법률담당 보좌관을 지낸 존 벨린저도 동참했다.

이들은 “많은 사람들이 힐러리 클린턴에 의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우리들 자신도 그렇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이 직면해 있는 벅찬 도전들과 중대한 이번 선거에 대한 해답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는) 미국 헌법, 법률, 기구, 종교적 관용, 언론자유, 사법부의 독립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이 결여돼 있는 것처럼 보인다”라며 “진실과 거짓을 분별할 능력이 없거나 할 의사가 없다”, “자기 통제력이 부족하며 충동적으로 행동한다”, “자신에 대한 비판을 참지 못하고 변덕스럽다”는 등의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외교안보 분야와 관련해서는 “(트럼프는) 우리의 적대자들을 끊임없이 칭찬하고 우리의 동맹과 친구들을 위협하고 있다”며 “현대 국제정치학의 기본 사실들에 대한 위험천만한 무지를 반복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모든 것들은 대통령과 미 핵무기 지휘권을 갖는 군 통수권자가 되기를 열망하는 한 개인에게 있어 위험한 자질들”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공화당 고위 인사들의 개인적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다. 부시 정부 시절 백악관 공보국장을 지낸 레즐리 웨스틴은 이날 성명을 내고 힐러리 지지 입장을 공식 표명했고,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정치 보좌관 출신 프랭크 래빈과 윌리엄 밀리켄 전 미시간 주지사도 전날 힐러리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의 대변인이었던 더그 엘멧은 아예 지난달 말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힐러리 찬조연사로 나선 바 있다. 이달 초에는 리처드 한나(뉴욕) 하원의원, 스콜 리겔(버지니아) 하원의원 등 현역의원들이 다른 당 후보에 투표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아예 트럼프를 낙선시키겠다며 대선에 출마한 인사도 있다. 공화당 하원 수석정책국장인 에번 맥멀린은 8일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지난 1년간 미국인들은 주요 정당 대선후보들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며 “지금이 바로 새로운 리더십이 나설 시기”라고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혔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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