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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올림픽 8연패보다 놀라운 ‘양궁 시스템’을 배워라
누군가는 평생을 바쳐도 구경하기 힘든 올림픽 금메달.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들이 금메달을 믿어의심치 않는 종목이 있다. 바로 양궁이다. 한국 남녀 양궁대표팀은 예상대로(?) 2016 리우 올림픽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따내며 국민들에게 감동과 기쁨을 선사했다. 특히 여자부는 단체전이 생긴 88년 서울올림픽부터 8회 연속 금메달을 독차지했다. 한 국가가 올림픽 특정 종목에서 8회 이상 연속 금메달을 따낸 것은 미국 남자 수영 400m 혼계영, 케냐 육상의 3000m 장애물 경주와 한국 여자양궁 뿐이다. 절대적으로 신체조건에 좌우되는 기초종목과,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기록 종목의 연속 금메달은 가치가 전혀 다르다. 기후, 컨디션, 장비, 심리적 요인, 경기방식 변화 등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우리 양궁이 숱한 경쟁국가들의 도전과, 한국의 독식을 막으려는 국제양궁연맹(FITA)의 잇단 룰 개정에도 굳건히 왕좌를 유지하는 것은 철저히 원칙을 지켜온 대한양궁협회 시스템의 힘이다. 천재 궁사 몇 명만 앞세웠다면 한번의 금메달은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30년 가까이 세계 정상을 지킬 수 있는 것은 ‘한국양궁’으로 브랜드화된 시스템 덕분이다.

선수들의 노력과 지도자들의 헌신적인 가르침이 물론 가장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뒤에는 8개월간 공정하고 투명하게 치러지는 대표선발전, 대표팀 발탁 후 각각의 스타일과 성격에 맞는 장비와 멘탈 관리, 수백억원을 쾌척한 회장사 현대자동차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오죽하면 팬들 입에서 ‘다른 경기단체도 양궁협회만큼만 하라’는 말이 나오겠는가. 특히 남녀 각 상위 120명씩 출전하는 선발전은 오직 성적만으로 우열을 가린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3개의 금메달을 따낸 대표팀 6명 중 이번에도 출전한 선수는 기보배 단 한명 뿐일 만큼 어떠한 전관예우도 없다.

이런 양궁협회의 공정하고 투명한 운영방식을 구태와 비리와 부정부패가 판치는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에 접목할 수는 없을까. 온갖 비리와 편법, 축재를 저지른 인물이 버젓이 공직에 앉고, 세금을 빼돌리는 방산비리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같은 식구끼리 이권을 챙기는 관피아, 모피아, 해피아, 철피아 등은 사회를 좀 먹는다. 전관예우가 당연시되는 검찰과 법조계도 지탄의 대상이다. 시뮬레이션과 준비를 제대로 하지못해 온갖 시행착오를 자초하는 탁상행정도 큰 낭비다. ‘양궁대표팀 같은 신화’는 바라지도 않는다. ‘양궁협회 흉내’라도 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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