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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라, 리우! 힘내라, 코리아!]주부 力士’윤진희, 기적의 銅을 일구다
동료였던 남편 부상에 바벨 잡아
53㎏급 합계 199㎏으로 ‘값진메달





“하늘이 주신 동메달이에요. 이런 기적이 다 있네요.”

플랫폼을 떠났다가 8년 만에 다시 선 올림픽 무대. ‘주부 역사’는 하늘이 주신 동메달이라고 했지만, 빛나는 동메달에는 부부의 땀과 눈물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2008 베이징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윤진희가 8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 센트루 파빌리온 2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여자 역도 53㎏급 결승에서 인상 88㎏, 용상 111㎏, 합계 199㎏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당초 윤진희는 중국의 리야쥔, 대만의 쉬스칭, 필리핀의 디아스 하이딜린에 뒤져 4위로 밀리는 듯했지만 리야쥔이 용상에서 실격해 행운의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금메달은 인상 100㎏, 용상 112㎏, 합계 212㎏을 든 쉬스칭(대만)이 차지했다.

윤진희는 인상 1차 시기에서 88㎏로 5위에 그쳤고 용상 3차에서 111㎏을 기록했다. 경쟁 상대인 필리핀의 하이딜린보다 합계에서 1㎏ 뒤져 있었다. 메달의 꿈이 사라지는 듯했으나 강력한 우승 후보인 리야쥔이 용상 1, 2, 3차 시기를 모두 실패,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리야쥔이 2차 시기에서 클린(성공)을 받는 듯했으나, 결국 실격으로 판정됐다.

베이징올림픽 은메달에 이어 두번째 올림픽 메달이다. 2012년 초 은퇴한 윤진희는 역도 대표팀 후배 원정식(26·고양시청)과 결혼해 두 딸을 얻었다. 평범한 주부로 살던 윤진희에게 뜻하지 않은 사고가 닥쳤다. 다시 역기를 들어올리게 된 계기였다. 바로 남편 원정식의 부상이었다. 2014년 9월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69㎏급에 출전해 동메달을 노리던 원정식은 용상 183㎏을 들다 플랫폼 위로 쓰러졌다. 윤진희는 들것에 실려 나가는 남편의 모습을 관중석에서 고통스럽게 지켜봐야 했다. 원정식은 수술 후 자신을 극진히 돌보는 아내에게 “다시 함께 역도를 하자”고 권했다. 윤진희는 당시를 회상하며 “만약 그때 남편이 부상을 당하지 않고 메달을 땄다면 나는 다시 역도를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윤진희는 “전국체전에서 나와 남편이 금메달 6개를 합작한 적이 있다. 그때 기억을 되살려 ‘이제 우린 바닥까지 내려왔으니, 다시 시작해서 정상에 함께 올라서자’고 서로를 격려했다”고 말했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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