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매니지먼트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하고 복잡한 리스크, 예컨데 최고경영자의 전문성 부족으로 인한 잘못된 의사 결정과 관련된 리더 리스크나 강력한 경쟁제품의 등장, 산업의 구조적 성장둔화처럼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한 대처능력과 관련된 경영전략 리스크와 회계부정ㆍ횡령 등 윤리경영과 관련된 내부통제 리스크 등에 대해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경영프레임워크를 말한다. 이런 범주에서 총체적 위험관리 상황인 대우조선해양의 회생을 위한 리스크 매니지먼트 전략의 방향은 명확해 진다.

첫째, 리더 리스크 관점에서는 즉각 조선해양업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전문경영인을 영입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전문경영인 선발과정을 투명하게 해야 하며, 특히 평가위원으로는 외부민간 전문가들의 구성비율을 타 공공기관보다 높여야 한다. 전문경영인 선발과정에 조선해양비즈니스에 대한 전문성과 도덕성에 대한 항목을 최우선 배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둘째, 경영전략 리스크 관점에서는 정책당국을 중심으로 조선해양 비즈니스의 글로벌 정보 수집 및 분석에 역점을 둬야 한다. 현재 정부주관의 대책회의의 구성원을 볼 때, 글로벌 조선해양에 대한 실무적 전문가가 부족해 보인다. 일부 정책회의에서 제기되고 있는 선박펀드를 활용한 단기 수요 창출 계획과 특수선 사업 부문의 자회사 분할은 보다 심층적으로 재검토 돼야 한다. 현재 해외의 장기적 수요예측에 대한 전망을 볼 때, 단기적 선박펀드의 조성은 그 효력이 미미할 것이며, 또다른 정책자금의 비효율적 집행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특수선 사업의 경우, 향후 시장회복기에 주도적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기에 글로벌 경쟁력 약화가 예상될 수도 있다. 해외의 조선해양전문 애널리스트들의 의견 및 조선해양 비즈니스와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는 산업의 선물 및 현물 흐름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정책적 모니터링이 필요한 부분이다. 

셋째, 내부통제 리스크 관점에서는 기존 회계법인 주도로 진행된 회계감사 일변의 지엽적 내부통제 한계에서 벗어나 대우조선해양의 전 공정과정 및 전 부서에 대한 일선 업무별 구체적 내부통제 시스템 매뉴얼을 구축해야 한다.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및 자금유용을 봤을 때, 기계적인 전산 회계시스템의 도입 및 정책당국 중심의 감시기구 활성화로는 구조적으로 부족하다. 이제는 주인의식 부재로 인한 도덕적 해이한 조직문화를 없애고, 임직원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리스크 매니지먼트 조직문화를 수립해야 한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국가 전반의 경제생태계에 영향력을 미치는 국가기간산업이라는 특성과 동시에 공적자금이 들어가 있는 국민기업이라는 특성을 갖고 있다. 어쩌면 대우조선해양은 한국 경제가 위기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는 발전적 전환의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기회로 우리 공공기관에 대한 근원적인 혁신안이 마련돼 국가경제시스템의 선진화를 추구해야 한다.

배기표

경제평론가·미국 공인회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