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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금융통’ 전광우 연세대 석좌교수의 경제진단] “한국경제는 만성질환 신세…개혁의지 없는게 더 큰 문제”
“금융위기가 급성질환이었다면 지금 경제 위기는 만성질환으로 더 심각합니다”

전광우 연세대 석좌교수는 현재 한국경제에 대해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와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미시간 주립대 교수와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우리금융지주 총괄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이론과 시장에 정통한 최고의 국제금융전문가로 평가받는 전 교수의 한국경제 진단은 냉엄하기만 했다.

그는 최근 한국경제의 주요 지표들이 모두 적신호를 나타내고 있는 데 대해 “사람으로 치자면 2008년이 응급실로 달려가야하는 상황이었다면 지금은 몸 전체 저항력이 떨어진 만성질환 환자 신세”라며 “현재 경제 위기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했다. 이어 “만성질환이다 보니 자각증상도 없고 위기의식도 떨어져 있다”며 “이게 더 심각한 문제”라고 경고했다.

또 “우리나라는 IMF 위기 때 금 모으기 운동 등 전통적으로 급성질환 대처에는 비교적 경쟁력이 있는 나라”라면서 “그러나 위기의식이 공유되지 않는 만성질환에 대해서는 굉장히 약한 나라”라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등 우리 경제는 구조적 장기침체에 빠져 있다”면서 “국가 경제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개혁이 시급한데 만성질환이 되다보니 공감대가 형성 안 되고 개혁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전 교수는 선진국에는 기술경쟁에서 뒤지고, 개도국에는 가격경쟁에서 밀리는 ‘넛 크래커(Nut cracker)’와 일본의 엔저공세와 중국의 기술발전에 따른 ‘신 넛 크래커’ 현상에 대해서도 기존과 다른 해석을 내놓으며 한국 경제에 경종을 울렸다.

그는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게 아니라 완전히 터져나갈 심각한 상황”이라며 “중국은 기술이나 가격경쟁력, 창업세대의 약진 등 우리를 추격하는 게 아니라 이미 추월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일본의 경우에도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잃어버린 20년을 겪고 배가 가라앉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살겠다고 노력한다는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며 “가만히 있는 우리가 욕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고 했다.

전 교수는 그러면서 미래를 위해 도전하는 강력한 리더십과 경제살리기ㆍ나라살리기를 위한 정치권을 비롯한 국민적 공감대를 거듭 강조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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