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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지 정치는 가라..염태영과 ‘시장의 품격’
[헤럴드경제=박정규(수원)기자]군자유어의, 소인유어리(君子喩於義, 小人喩於利)“ . 염태영 수원시장을 만나러 가는길에 떠올린 말이다. 군자는 정의에 밝고 소인은 이익에 밝다는데, 4일 기자에게 오랫만에 못다한 얘기나 나누자는 염 시장의 말에 선뜻 약속을 잡았다.

염 시장을 만난 이유는 두가지다. 하나는 정약용의 청렴정치를 현실정치에 접목한 의미를 알고 싶었고, 또 하나는 요즘 ‘경기도지사 출마설’ 등 꼬리를 물고 떠도는 염시장의 확실한 정치 로드맵을 알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염시장은 인터뷰 조건으로 ‘자신의 정치 로드맵‘은 언급하지않겠다고 대못을 박았다. 국내정치 질문에는 당연히 염시장의 로드맵과 철학이 들어간다. 고민끝에 ’불평등계약‘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만나지 못하면 아무 것도 물어볼 수 없으므로.

만나자 마자 슬쩍 약속을 깨뜨렸다. “지하철 1호선 형님’이라는 칭호가 있다던데 언제까지 시장으로 계실 생각이냐.” 그러자 “지하철 형님(안양시장 빼고 나이로 1위)은 무슨..서로 소통을 자주하는 것뿐이지”라고 말머리를 돌렸다. 의외로 가드가 단단했다.

염시장은 이재명 시장의 단식농성 때도 옆자리를 지켜 이 시장을 빛내주었고, 채인석 화성시장과 둘만의 점심식사를 하면서 그의 힘든 인생사를 묵묵히 듣고 눈물을 흘렸다. 염시장과 채 시장과의 불화설은 항간의 소문에 불과했다.

정찬민 용인시장, 김윤식 시흥시장과도 자주 소통한다. 인터뷰하던 4일에는 장애인 농성 협상이 잘 풀린 양기대 광명시장에게 문자로 축하메세지를 보냈다. 시장들의 애환을 함께 하면서 늘 그들 곁에서 힘이 돼준다. 그래서 그의 별명은 ‘시장들의 형님’이다.

그에게 ‘어떤 정치를 하고 싶지않냐”고 우회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갑자기 염 시장의 말문이 트였다.

그는 “5가지 정치만은 절대 하지않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했다”고 했다. 5가지 정치는 ▷진영논리에 갇힌 편협정치 ▷불통정치 ▷정치공학에 익숙한 여의도 정치 ▷이미지 정치 ▷기성정치다. 이미 5가지 정치스타일은 물건너갔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국민들의 정치 수준도 높아져 이젠 이런 정치는 잘 먹히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염 시장은 요란한 정치를 하지않는다. 하지만 굵고 임팩트 강한 자기주장은 멈추지않는다. ‘국제신사’라는 칭호에 걸맞게 평소에는 군자처럼, 호인처럼, 있다가도 불의를 보면 '발톱'을 들어내고 절대 공격을 멈추지않는다. 그는 자신을 ‘외유내강형’이라 자평했다.

5가지 정치중 그가 제일 싫어하는 정치를 하나만 뽑아달라는 요청에 그는 국민들의 이성을 마비하는 이미지정치를 꼽았다. 요란하고 떠들썩하지만 알맹이가 없는 정치인은 언젠가 ‘모래성’처럼 무너진다고 했다. 시장은 반드시 ‘시장의 품격’을 갖춰야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염 시장은 요즘 수도권 시장들에게 조언을 해주고, 옳은 길을 상의하고, 희로애락을 함께 하는 동지 의식으로 시장들의 결속을 다지는 일에 골몰한다.

그는 민선6기 상반기 경기도 시장군수협의회 회장을 맡았다. 수원시청에 사무실을 내고 언제든지 그들의 고충해결에 앞장서고있다. 지방재정개편 입법예고에 맞서 전국 순회를 돌면서 타 시도 지자체 장들에게 지원사격도 요청한다. 국회도 찾아가 ‘울분’을 토한다.

“재정운용을 잘했다고 칭찬할 땐 언제이고, 지방재정이 전체적으로 어려워진 것이 우리가 무슨 원흉인양 그것도 보태주지는 못할망정 세금을 도로 빼앗겠답니다.” 염 시장은“ 정부의 정책은 소통없는 불통정치”라고 단언했다.

염 시장은 지난해 10월 청렴하고 지혜로운 공직자가 되는 지침서 ‘新 목민심서’를 발간해 공직자들에게 배포했다.

‘新 목민심서’는 정약용의 목민심서의 내용을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이에 맞는 사례를 인용한 공직자 청렴지침서다.

입문, 위민, 청렴, 공정, 검약, 절제 등 7장 40개 단락으로 구성해 공직에 첫발을 딛는 새내기 공무원이 첫 시작부터 퇴직 이후까지 공직자로서 갖춰야 할 도덕과 규범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염 시장에게 “언젠가 수원시장을 떠나지않겠냐”고 계속해서 질문했다. 그는 기자에게 ‘3선 시장’으로 또한번 시장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그의 속내를 들여다보는데 성공했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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