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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카페]‘거인’외 신간다이제스트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총생들아 잘 살그라(최영록 엮음, 낮은문화사)=‘가화만사성’‘육친가화’ 같은 글이 집집마다 걸려 있던 시절이 있었다. 풍족하지 않았던 시절에 그랬다. 가난해도 부모와 자식간, 형제간 사랑이 있으면 그게 행복이라는 신념을 갖고 살았던 때다. 그런 모범답안을 실제로 보여주는 경우는 많지 않다. 구순이 된 아버지와 결혼 70주년을 맞아 최영록 씨가 펴낸 기념문집은 소박한 그 말들에 절로 맞장구를 치게 한다. 저자가 언론매체와 잡지 등에 이런 저런 모양새로 기고한 글들을 모은 문집 ‘총생들아 잘 살그라’는 한마디로 ’가족 사랑’이다. 입담 좋은 이야기꾼이 펼쳐놓은 소소한 가족얘기는 한편 한편이 달고 맛나다. 더욱이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가 주는 진한 맛은 중독적이다. 전쟁통에 진학을 못해 다 늦은 80대에 중학교 졸업장을 따고, 카톡방을 열어 메시지를 주고 받는 호학열이 남다른 아버지, 자식들이 우애있게 자라는 모습을 가장 큰 행복으로 여기며 몸을 살라온 어머니에 대한 글들이 따뜻하다. 또 저자 자신이 40대에 실직 가장이 돼 하루하루가 뼈아팠던 일상을 담은 글, 20대의 아들과 소통하기 위해 편지 프로젝트를 진행한 얘기 등은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거인(스테판 아우스 템 지펜 지음, 강영순 옮김, 바다출판사)=기형적인 몸을 가진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거북스러움, 연민에 가깝다. 그런 시선을 받아내야 하는 이들 역시 자신의 몸이 혐오스럽게 느껴지게 마련이다. 뇌하수체 호르몬 이상으로 성장이 멈추지 않는 239cm의 소설 속 주인공 탈만 역시 그랬다. 가업을 이을 수도 운전대를 잡을 수도, 여자친구를 사귈 수도 없는 그는 스스로를 경멸하던 시기를 지나 차츰 내면에 집중하게 된다. 자신을 위해 피아노를 치고 책을 탐독하면서 지식과 교양을 쌓아간다. 자신을 조롱의 시선으로 바라보던 이들에게도 미소를 짓게 되고 자신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이들에게도 마음을 연다. 아름다운 인간상은 외모와 무관하게 자신의 내면을 가꿈으로써 가능해짐을 어떤 논리나 주장보다 설득력있게 또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매력적인 심장여행(요하네스 폰 보르스텔 지음, 배명자 옮김, 와이즈베리)=매일 8500리터의 혈액을 펌프질해 15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혈관 곳곳에 공급하는 일을 80년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수행하는 심장은 일상에서 그 중요성이 쉽게 간과된다. 생명중추인 심장은 피부나 장처럼 위험신호를 그 즉시 보내지 않기 때문에 망가진 다음에야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독일을 대표하는 의학자 보르스텔은 최신 의학 연구결과들을 바탕으로 우리가 몰랐던 ‘심장과 혈관의 놀라운 세계’를 흥미롭게 들려준다. 심장과 혈관의 정교한 구조와 다양한 기능, 심근경색, 부정맥, 협심증 등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가장 대표적인 심장질환에 대한 친절하고 위트있는 설명은 의학적 지식의 무거움을 덜어준다. ‘섹스가 심장과 면역계를 튼튼하게 해주는 이유는?’‘이별의 상심으로 인해 심장이 제 기능을 못하고 죽음에 이를 수 있을까?’‘하얀 밀가루가 심장에 나쁜 이유는?’등 지나칠 수 없는 정보도 가득하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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