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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무장’ㆍ‘자위대체험 의무화’…아베와 19인의 각료들, 日의 미래를 말하다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현 시점에서 핵을 보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헌법의 범위 내에서 일본에 필요한 자위권을 위한 무력행사는 허용된다”

지난 3일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총리가 방위상으로 새로 발탁한 이나다 도모미(稲田 朋美ㆍ57)가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기자가 이나다 방위상에게 핵무장 여부를 이유는 간단하다. 그가 일본의 ‘핵무장’을 지지하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의 새 내각이 출범했다. 아베 총리가 앞으로 어떻게 일본 국정을 운영할지 관측하기 위해서는 내각 인사들의 행보와 과거 실적들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극우’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무엇’을 ‘어떻게’ 추진해나갈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3일 새단장한 아베 내각 [사진=일본 수상 관저 홈페이지]

▶아베, “경제가 우선이다”…측근 세코 히로시게ㆍ야마모토 고조, 민심 잡는다= 아베 총리는 3일 개각 발족식을 갖고 기자회견에서 “최우선 과제는 경제이다. 디플레이션에서 탈출 속도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부양책 ‘아베노믹스’와 ‘노동ㆍ구조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경제정책의 주요골자를 짜온 아소 다로(麻生 太郎ㆍ75) 부총리ㆍ재무상과 이시하라 노부테루(石原 伸晃ㆍ59) 경제재생상 등은 유임시키되, 자신의 측근인 세코 히로시게(世耕 弘成ㆍ53)를 새 경제산업상에 일임했다. 아베 총리의 보좌관과 내각관방 부장관을 맡아왔던 ‘아베 홍보맨’ 세코 히로시게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지역의 부흥과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관련 업무를 맡아 내각 지지율을 높이는 일등공신으로 나설 예정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ㆍ닛케이)신문은 야마모토 유지(山本 有二ㆍ64) 농림수산상과 가토 가쓰노부(加藤 勝信ㆍ60) 1억총활약개혁담당상, 야마모토 고조(山本 幸三ㆍ67) 지역창생상 모두 아베의 심복이자 측근이라고 지적하며 이들이 선봉장에 서서 ‘아베노믹스’의 지지율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헌 추진 및 방위력 강회를 위해 새로 기용된 것으로 추측되는 각료들 [그래픽=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높아진 지지율 이용해 개헌ㆍ국방군 창설에 주력하나= 지난 2014년 아베노믹스의 ‘3개의 화살’(통화정책ㆍ재정정책ㆍ성장전략)을 이용해 지지기반을 확보한 아베 내각은 2015년 9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허용하는 안보 관련 제ㆍ개정안 11개를 성립했다.

아베 내각이 지난 2일 발표한 28조 엔(약 300조 원) 규모의 경제대책안을 내세워 개헌을 추진할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지난달 총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아베 총리는 “가을 논의를 전개하고 싶다”며 개헌 담론을 형성하기 위한 헌법심사회를 열 의사를 나타냈다.

개헌의 가능성은 새로운 방위상으로 기용된 이나다 도모미 전 자민당 정조회장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나다 도모미는 ‘핵무장론자’이자 부분적인 ‘징병제 찬성론자’로 알려져있다. 2011년 산케이(産經)출판사의 잡지 ‘세이론’(政論) 3호에서 “핵무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 북한 미사일이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떨어진 현 시점에서 이나다의 강경노선은 일본 국민의 지지를 얻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외에도 이나다는 과거 일본 제국주의의 ‘신민관’을 주창해온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여성잡지 ‘죠세이지신’(女性自身)과의 인터뷰에서 “여성도 남성도 자위대를 한때 체험입학하거나, 농활이라든가, 이런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일본 최대 극우단체 ‘일본회의’에서 당당히 “국방군 창설을 위해 전진하겠다”고 밝혔다.

▶일촉즉발의 동북아외교 시대 돌입하나…日 역사교육의 미래= 이나다의 강경노선은 동북아시아 외교정세를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은 3일 이나다에 대해 “북핵문제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놓고 중국과의 갈등이 심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나다뿐만이 아니다. 신임 문부과학상에 기용된 마쓰노 히로카즈(松野 博一ㆍ53)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문화정책을 더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마쓰노는 지난 2012년 아베 총리 산하의 ‘교육재생 실행본부’에서 좌장으로서 교과서 검정 및 채택을 총괄했다. 마쓰노의 지시에 따라 일본 역사교과서 검증 절차가 구축된 것이다.

마이니치(每日)신문 보도에 따르면 마쓰노 문부상은 전통교육 의무화 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아베 내각은 2018년부터 일본제국의 교육칙어와 전통윤리교육을 부활시켜고 하고 있다. 마쓰노는 2012년 교육재생 실행본부에서 이뤄진 한 회의에서 “일본 국민들이 나라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올바른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나다 방위상은 2006년 정계 진출 당시 산케이 신문에 “유사시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가 있어야 진정한 엘리트”라고 밝힌 바 있다. 일본회의 강연에서 “자신의 나라는 자신이 지킨다. 자신의 나라를 위해 피를 흘리지 않으며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임기연장 연내 추진하나…니카이도시 히로 간사장= 아베 총리는 자민당 간사장에 자신의 임기연장을 주장해온 니카이 도시히로(二階 俊博ㆍ77)를 기용했다. 니카이 신임 간사장은 3일 기자회견에서 총재 임기 연장에 대해 “논의할 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서서히 진행하고 싶다”고 말하는 등 임명자의 ‘기대’에 부응할 뜻을 분명히 했다.

닛케이 신문은 “입각이 처음인 관료만 8명”이라며 “2018년 9월 당 총재 임기와 헌법 개정을 고려해 장기집권에 대한 포석을 깔았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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