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韓투자환경, 빠른 행정처리+낮은 세율 ‘GOOD’ …낮은 정책투명도, 인구성장률 ‘BAD’
-코트라, 韓 vs 32개국 투자환경 비교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외국인 투자자에게 한국은 특유의 빠른 행정처리와 낮은 세율이 매력적인 반면 낮은 인구성장률과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정책 투명도는 걸림돌로 나타났다.

4일 코트라가 한국과 전세계 32개국의 투자환경을 비교한 ‘2016 주요국 투자환경 비교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시장, 경영환경은 대체로 외국인 투자자에게 우호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은행(WB)의 ‘기업활동 용이성 평가’에 따르면, 한국은 83.88점(100점 만점)을 받아 전체 33개국 중 싱가포르(87.34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홍콩(83.67점)이나 미국(82.15점), 일본(74.72점), 중국(62.83점)보다 높다.

경영환경은 한국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 덕에 세계적인 수준이었다.

한국의 법인설립 소요시간은 4일로, 캐나다ㆍ홍콩(1.5일), 싱가포르ㆍ호주(2.5일)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건축인허가 소요시간도 한국은 28일로 싱가포르(26일) 다음으로 짧았다.

한국의 수출, 수입 소요시간도 각각 16, 14시간이었다. 특히 서류심사 시간은 세계 최단 수준인 1시간에 불과했다.

기업 총이익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인 실질세율이 낮다는 점도 투자자들에겐 매력포인트다. 한국의 실질세율은 33.2%로 프랑스(62.7%), 미국(43.9%) 등 선진국에 비해 월등히 낮았고, 싱가포르(18.4%), 홍콩(22.8%)를 제외한 대부분 개발도상국과 비교해도 낮은 편에 속했다. 기업에 부과하는 세금이 낮아 상대적으로 많은 이윤을 챙길 수 있다는 점은 투자자의 마음을 끄는데 한몫했다.

그러나 최대 걸림돌은 낮은 정책 투명도였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매긴 올해 우리나라의 정책 투명도는 10점 만점에 3.25점에 그쳤다. 선진국 중 한국보다 점수가 낮은 나라는 이탈리아(3.10점)가 유일했다. 개발도상국과 비교해도 브라질(1.09점), 멕시코(1.92점), 터키(2.29점), 러시아(2.82점)에 이어 하위 5위에 머물렀다.

지적재산권보호 점수는 6.33점으로 개발도상국 중에선 상위권이었지만, 선진국과 비교하면 이탈리아(6.03점), 스페인(6.05점), 폴란드(6.17점) 다음으로 낮았다.

보고서는 “정책 투명도와 지적재산권보호는 투자자 및 투자자의 재산 보호와 관련이 있다”며 “이를 향상시켜 투자가들에게 안전한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낮은 인구성장률도 투자자들에겐 부정적인 지표다. 인구수 대비 성장률이 더딘 탓에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정체된 시장’으로 인식할 우려가 높다. 우리나라 인구성장률은 0.14%로 선진국과 비교해도 하위권이었다. 보고서는 “러시아, 브라질을 제외한 개발도상국 국가들은 GDP와 인구수 양쪽 측면에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낮은 인구성장률은 시장성장 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투자정책 관련 한국은 투자협정의 체결 빈도가 적은 편이었다. 선진국 가운데 독일이 132건의 양자 간 투자협정과 53건의 통상협정을 체결한 반면, 한국은 각각 85건, 16건에 그쳤다. 해당 국가 투자자의 보호와 직결된 부분이므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대체로 시장규모가 큰 국가일수록 투자유치 실적이 우수한 경향이 있다”며 “우리나라는 낮은 인구성장률과 외부영향에 취약한 경제구조로 인해 시장의 성장 전망에서 비교적 열위에 있는 만큼 장기적인 시장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시장규모를 키우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주요국 투자환경 비교조사는 한국의 투자환경 현주소를 파악하기 위해 2009년부터 격년 단위로 시행된다. 기존 아시아 내 주요경쟁국을 비교 대상으로 삼았으나 올해부터 전 세계 주요 투자유치국으로 범위를 넓혔다. 

bonjod@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