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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년(부시 정권)에 사망했는데…참전군인 죽음 오바마ㆍ힐러리 탓하는 트럼프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이라크전 전사자의 부모를 겨냥해 무슬림 비하 발언을 한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후보가 이번에는 전사자의 죽음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공교롭게도 논란이 되고 있는고(故) 후마윤 칸 장교는 2004년 아프가니스탄전 참전 중에 사망했으며, 당시 대통령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결정한 조지 W. 부시였다.

트럼프 선거캠페인 대변인인 카트리나 피어슨은 2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이 법을 바꿔서 캡틴 칸의 죽음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일리노이 주(州)를 대표하는 상원의원이었다.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나는 전쟁에 표를 던지지 않았다. 힐러리는 그랬다”고 주장했지만, 이 주장도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도널드 트럼프 자신도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힐러리 클린턴은 과거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라크 전쟁을 지지했다가 이에 대해 사과한 적이 있다. 


지난 2002년 하워드 스턴(Howard Stern)가 진행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라크전을 지지하냐는 질문에 “그런 것 같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저서 ‘우리가 누려 마땅한 미국’(The Amercia We Deserve)에서도 “이라크가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지 무슨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다”며 “하지만 우리가 이라크를 침공하기로 결정했는데도 이를 시행하지 않는 것은 자기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고 밝혔다. 2003년 한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할거면 하고 하지 않을거면 하지 말아라”라며 전쟁에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에 대해 CNN의 간판 앵커 앤더슨 쿠퍼가 추궁하자 트럼프는 “그렇게 말했을 수 있다”며 “처음 그런 질문을 받고 그렇게 답한것이었다. 나는 정치인이 아니었다. 전쟁이 터지고 나서 나는 줄곧 반대입장을 가지고 있었다”고 둘러댔다.


고(故) 후마윤 칸 장교의 부모인 키즈르 칸과 그의 아내는 지난 28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키즈르 칸은 오른손을 가슴에 얹으면서 또박또박 아들의 희생이 지켜낸 ‘미국’을 이야기했다. 그는 자신의 옷 안주머니에서 조그만 헌법 책자를 꺼내며 트럼프에 “헌법을 읽어본 적이 있기는 하느냐”며 “알링턴에 가 보았는가? 미국을 지키다가 목숨을 잃은 용감한 애국자들이 묻힌 묘지를 한번 가보라”고 말했다. “그곳에서 남과 여의 구분없이, 신앙과 상관없이, 인종 배경과 상관없이 이 나라를 수호하다가 생명을 잃은 용감한 애국자들의 묘지를 보게 될 것이다. 당신은 무엇을 희생했는가?”고도 덧붙였다.

이에 트럼프는 TV인터뷰에서 “그는 매우 감정적으로 보였다”면서 돌연 “혹시 옆에 서 있는 그의 부인을 보았는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마도 그녀는 말하는 게 허락되지 않았을 거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무슬림이라서 말을 못하고 그냥 서 있기만 한거다”고 발언해 논란을 키웠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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