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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뇌전증 환자 운전면허 수시적성검사 확대 계획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부산에서 뇌전증 환자가 외제차를 몰다 정신을 잃고 17명의 사상자를 낸 사고가 일어나자 경찰이 운전면허 수시적성검사 대상인 뇌전증 환자의 범위를 확대키로 했다.

부산 교통사고 가해 운전자 김모(53)씨는 작년 9월 뇌전증 진단을 받고 하루 2번 약을 복용했으나 올 7월 운전면허 갱신 적성검사를 그대로 통과했다. 검사 과정에서 뇌전증 여부는 전혀 검증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 씨가 자신의 뇌전증 병력을 숨기고 적성 검사를 통과했는지 여부를 확인 중에 있다.

뇌전증은 하루라도 약을 먹지 않으면 경련을 일으키거나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는 발작 증상이다. 현재 도로교통법은 뇌전증 환자가 ‘교통상 위험과 장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면허 취득을 금지하고 있다.

경찰은 뇌전증 장애등급을 받은 이들이 전국에 약 7000명이며, 이 가운데 운전면허 취득 이후 장애 판정을 받은 이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운전면허 적성검사 기간이 도래하지 않는 한 운전을 하는 것을 막을 도리가 없다.

현행 도로교통법 시행령은 6개월 이상 입원·치료를 받은 뇌전증 환자에 대해서만 경찰이 관계 기관으로부터 치료 사실과 개인정보를 통보받아 운전면허 수시적성검사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찰은 6개월 이상 입원·치료받은 이들뿐 아니라 장애등급 판정을 받은 이들까지 수시적성검사 대상에 포함하는 쪽으로 법령 개정이 필요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장애등급 판정 여부를 실시간으로 경찰이 알수 있느냐다. 감사원은 2002년 운전면허를 받을 수 없는 정신질환자와 시력장애인이 면허를 계속 보유해 교통안전에 큰 문제가 된다며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경찰청 간 자동 통보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같은 해 국가인권위원회는 경찰이 건보공단에서 정신과 진료 관련 개인정보를 받아 운전면허 수시적성검사 자료로 이용하는 것은 사생활 침해라며 경찰청장 징계까지 정부에 권고한 바 있다.

경찰은 현재 운전면허 보유자 가운데 뇌전증 장애등급을 받은 인원, 운전에 미치는 악영향 정도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이후 의료계 등 전문가들로부터 의견을 받아 세부 내용을 조정할 방침이다.


경찰청은 또 기존에 6개월 이상 입원·치료받은 이력이 있는 중증 치매환자에 대해서만 하던 운전면허 수시적성검사를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자에게까지 확대하는내용의 도로교통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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