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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될 것 없는’ 트럼프의 수난시대…십자포화에 지지율도 뚝뚝↓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무슬림 비하 발언에 친(親)러시아 발언으로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사면초가 상황에 몰렸다. 거친 발언에도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끌어 냈던 과거와 달리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격차를 벌리며 우위를 다져가는 모양새다.

트럼프를 울며 겨자 먹기로 비호하고 있는 공화당 내에서도 무슬림 비하 발언에 대한 비판이 들끓었다. 1일(현지시간) 폴 라이언 하원의장실은 라이언 의장이 오른손에 작은 헌법 소책자를 든 사진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는 민주당 전당대회장의 키즈르 칸을 연상시키는 사진으로, ‘라이언 의장이 미 의회의 첫 번째 의무는 헌법을 준수하고 수호하는 것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는 차원에서 헌법 소책자를 들고 있다’는 설명이 달렸다.

트럼프를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무슬림 비하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라이언 의장은 전날에도 성명을 통해 “많은 무슬림계 미국인이 군대에서 용감하게 복무했고 희생을 했다”면서 “칸 대위가 바로 그런 용감한 군인의 한 사례다. 칸 대위와 가족들의 희생은 항상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도 비판 대열에 동참했다. 그는 성명에서 “트럼프는 최근 며칠 동안 미군 전사자 부모들을 헐뜯는 언급을 했다”면서 “내가 트럼프의 발언에 얼마나 동의하지 않는지는 더이상 충분히 강조할 수도 없다. 그의 발언은 공화당은 물론 공화당 지도부, 공화당 후보들의 시각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미군 희생자 가족 모임인 ‘골드 스타 패밀리스’도 이날 참전용사 관련 웹사이트에 트럼프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올려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단체는 “키즈르 칸 부부에 대한 당신의 발언은 혐오스럽고 또 개인적으로는 우리에게 상처를 주는 말”이라면서 “아들을 잃은 슬픔이 아니라 종교로 그 어머니의 고통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바로 우리 모두를 공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힐러리 진영이 일찍이 비판에 나선 가운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이날 조지아도 애틀랜타에서 열린 ‘미국 상이군인회’(DAV) 연례행사에 참석해 “그 누구도 골드 스타 패밀리스 만큼 우리의 자유와 안보를 위해 이바지 한 사람은 없다. 미군 전사자와 가족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해야 하고, 또 이들을 존중하고 이들 앞에서 겸손해져야 한다”고 일갈했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공화당 최측근 인사는 공화당을 탈당하며 힐러리에 투표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부시의 핵심 참모인 샐리 브래드쇼는 이날 CNN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이라크전에서 사망한 미군인 후마윤 칸의 부모에게 혐오스러운 표현을 동원해 다투는 것을 보면서 그의 무원칙과 공화당 정신 결여에 탈당 결심을 굳혔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공화당보다 국가를 우선해야 할 때”라며 플로리다에서 박빙 양상이 나타날 경우 트럼프 대신 힐러리 클린턴을 찍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를 지지할 수 없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는 유력 인사들의 강경한 태도도 여전하다. 부시는 여전히 트럼프 지지 선언을 피하고 있고, 억만장자 코크 형제도 트럼프의 뒤를 밀어 달라는 요청들을 거부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후보자의 강력한 지지자임에도 트럼프 지지에 선을 그은 것이다.

논란 속에서도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 냈던 트럼프의 영광도 옛말이 됐다. 전당대회 후 여론조사를 역전시키며 힐러리를 앞섰던 트럼프는 재역전 당하며 밀려나고 있다. 이날 CNN 방송과 ORC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클린턴은 52%를 얻어 43%에 그친 트럼프에 9%포인트 앞섰다. 공화당 전대 직후 실시된 이 매체의 여론조사에 비해 클린턴은 7%포인트 상승한 반면, 트럼프는 5%포인트 하락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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