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뉴스 속 질병]‘해운대 교통사고’ 운전자, 뇌전증 환자 추정…뇌전증은 무슨 병?
- 과거 ‘간질’로 불려…근본 치료법 없어 약물로 발작 억제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지난 7월 31일 부산 해운대에서 17명의 사상자를 낸 교통사고의 운전자 김모(53)씨가 과거에도 보행로에서 차량을 운전하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사고를 낸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경찰은 김 씨가 뇌전증으로 인해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사실도 확인해 이번 사고도 뇌전증 증상이 나타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간질이라 불렸던 뇌전증 유병률은 인구 1000명당 6.5명으로 매우 흔한 신경계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거의 비슷한 정도의 발병률과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뇌전증은 유전적으로도 생길 수 있으나 대다수는 심한 뇌 손상, 스트레스, 바이러스 감염, 면역체계 붕괴 등 여러 가지 자극들로 인해 유발될 수 있는 뇌전증 중첩증(Status epilepticus)에 의해 후천적으로 발병한다.
   
[그래픽=게티이미지뱅크]

이러한 자극들과 뇌전증 중첩증으로 인해 뇌신경세포의 손상이나 신경회로의 장애가 신경세포의 비정상 활성을 초래한다. 반복되는 발작을 통해 비정상적인 뇌 신경회로가 새로 생기며 강화된다.

이에 따라 환자들은 계속적인 발작으로 정신적, 육체적 병적 변화를 심하게 겪게 된다.

아직까지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없고, 환자의 60%는 항뇌전증 약물을 복용함으로써 조절하는 방법 뿐이다. 이처럼 장기적인 약물 사용으로 막대한 경제적 부담과 심각한 약물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이번에 사고를 낸 김 씨는 외제차를 운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이 사회적으로 높은 실업률을 보이고 있어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뇌전증 환자의 30~40%는 항뇌전증 약물에 처음부터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발병초기에는 반응을 보이다 점차 약물에 반응이 없어진다. 난치성 환자들의 수가 증가하고, 진행성 발작과 인지기능의 손상으로 조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특히 약물저항성을 나타내는 환자들은 정신적 질환으로 발전되는 사례가 많다. 뇌 절제수술을 통해 호전을 보이나 재발의 위험과 뇌 절제에 따른 정신적, 생리적, 행동적 고통들이 수반될 수도 있다.

이상건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치료제 사용으로 인한 약물내성을 억제하고 근본적인 병인적 치료가 가능할 수 있도록 치료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th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