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새누리당 주요 당권주자인 정병국 의원<사진>이 시류에 따라 ‘색깔’을 바꾸는 이른바 ‘카멜레온 친박(親박근혜)’ 후보에 대해 “비겁하다”고 일침을 놨다. 특정 인물을 주어로 못박지는 않았지만, 당 대표 경선 출마선언 당시 ‘총선 참패 친박 책임론’을 내세웠다가 이후 ‘총선 참패는 모두의 책임’이라며 노선을 바꾼 이주영 의원을 향한 화살로 분석된다.
정 의원은 1일 오전 YTN 라디오에 출연해 “(특정 친박 후보의 행태가) 조금은 비겁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정 의원은 이어 “여태 ‘친박 마케팅’으로 입지를 다져왔던 분들이 불리한 국면이 다가오니 ‘나는 친박이 아니다’라고 선언을 했다가, 이제 와서는 다시 친박 마케팅에 나섰다”며 “과연 이런 분들이 당을 제대로 이끌어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친박 당 대표 후보’로 돌아선 이 의원을 ‘카멜레온 친박’에 빗댄 셈이다. 이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해양수산부장관까지 지낸 대표적 친박 인사다. 그러나 이 의원은 당 대표 경선 출마 당시 당 안팎의 따가운 비판을 의식한 듯 “대혁신의 첫 관문은 책임 있는 인사들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데 있다. 자숙해야 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친박 총선 책임론을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이 의원은 이후 친박계 최경환ㆍ서청원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가 확정되자 사분오열된 ‘친박 표심’을 모으려는 듯 “총선 참패는 (친박의 책임이 아닌) 모두의 책임”이라며 다시 ‘친박 인증’에 나섰다. 이에 따라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의원의 오락가락 행보가 너무 심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정 의원은 이에 대해 “이번 당 대표가 해야 할 일은 당의 정체성을 찾는 것”이라며 “정부나 청와대가 하지 못하는 일을 당이 해낼 때 국민과 대통령을 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혁신의 선명성을 강조했다.
yesyep@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