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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주완은 ‘미녀공심이’에서 어떻게 ‘제물 캐릭터’가 되지 않았을까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최근 종영한 ‘미녀 공심이’에서 온주완은 건강한 재벌 3세 석준수 역을 연기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는 ‘펀치‘ ‘마을’에 이은 ‘미녀 공심이‘에서도 디테일을 살려 캐릭터를 돋보이게 만드는데 성공했다.

‘펀치‘에서는 법대로 살 것 같은 사람이 손바닥 뒤짚듯이 쉽게 악인이 됐다. ‘마을’에서는 초반 범인으로 보이면서 맥거핀 역할을 했다. ‘미녀공심이’에서는 일반적인 멜로물의 서브 남자주인공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 눈에 띄게 만들었다.


‘미녀공심이’의 온주완은 남궁민(안단태) 공심(민아)과 함께 하는 삼각관계속에서 ‘제물 캐릭터‘가 될 가능성이 있었다. 단테-공심의 멜로를 위해 희생하는 ‘희생 캐릭터‘이거나 제물로 바쳐지는‘제물 캐릭터’의 모습을 띠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을 태워 남을 밝혀주는 ‘촛불 캐릭터‘의 모습도 보여야 한다. 단태와 공심의 멜로를 위해 때로는 악인 역할도 담당해온 게 전례다.

하지만 온주완은 자신의 고백을 거절한 공심에게 사랑을 강요하지 않는 이해심과 배려심을 보였다. 할머니 회사를 물러받으려 하지 않고 독립해서 회사를 세웠고 또 남궁민과는 둘도 없는 소울메이트, 또는 브로맨스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사랑 받기 힘든 캐릭터로 시청자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것.

“준수를 흑화시키면 뻔한 막장이 될 수 있는데 작가님이 준수를 잘 만들어주셨다. 준수가 악인이 아니어서 강렬함이 없다는 말도 있었다. 하지만 두가지 다 가져갈 수는 없다. 준수가 세상을 밝게 사는 데서는 고득점을 받았다고 본다. 준수가 사건에 극단적으로 개입해 버리면 이질감이 생길 수 있다. 준수가 웃음과 부드러움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합격점을 주고싶다.”

온주완은 준수라는 캐릭터를 차분하게 잘 표현했다. 시청자들이 감정 이입을 할 수 있게 했다.

“사실 준수는 불쌍한 캐릭터였다. 할머니에게 인정 못받고, 공심에게 사랑을 못받고, 그의 엄마는 죄를 지었다. 준수는 짠내나는 캐릭터일 수 있는데도 밝았다. 사람들은 준수의 웃음을 기억한다.”

온주완은 공심의 사랑을 얻는데는 실패했지만 단태보다 더 멋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취업이 잘안되는 공심이 취업하기 위해 간 제주까지 찾아갔고, 공심을 사고에서 구해주기도 했다. 온주완은 공심을 연기한 민아를 칭찬했다.

“(n포세대인) 공심이가 면접장에서 갑질하는 간부에게 ‘개저씨’라고 한다. 사무실에서도 부당함에맞선다. 그러고도 밝고 당차다. 공심이가 대리만족을 준 부분이 있다.”


온주완은 민아가 구력이 있는 연기자도 아니고, 가수를 하다 갑자기 주말드라마 주연을 맡아 20회를 흔들림 없이 끌고갈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했다.

“나도 대중의 생각과 똑같았다. 민아가 연기력과 순발력으로 끌고갈 수 있을까? 외모에 치중하지 않을까? 이런 내 예상들이 모두 다 빗나갔다. 민아는 피곤할텐데도 현장에 한번도 늦지 않았고, 스폰지 처럼 다 받아들였다. 타협할 줄도 알았다. 마지막회의 민아-남궁민 촬영은 방송 2시간전에 끝났다.”

온주완은 좋은 루틴을 걷고 있는 남궁민과 함께 연기해 좋았다는 말도 했다. “(남궁)민 형이 악역을 많이 했고, 선과 악이 분명한 얼굴이라 좋아했다.”

온주완은 최근 몇년 사이 출연한 드라마에서 큰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예상을 못하고 들어간 드라마들도 있다”면서 “엄청난 재미로 드라마를 선택하기보다는 캐릭터의 변화를 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간혹 출연하는 예능물에서도 ”웃기기보다는 꾸밈 없이 이야기하려고 했다. 가족에 대해 얘기 하건, 학창시절을 얘기하건 솔직하게, 내 인생을 추억하듯이 얘기했다. 유쾌할 수도 있고 가벼울 수도 있다. 웃기려고 하면 오히려 안웃긴다“고 말했다.

온주완은 큰 재미를 주는 배우는 아니지만, 짧은 만남속에서도 나에게는 차분하고, 그러면서 개성도 있고 스토리도 있어 좀 더 듣고 싶은 사람으로 기억됐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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