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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뮌헨테러범은 히틀러 추종 인종주의자”
IS-극우세력 테러 동반상승 우려도


지난 22일 독일 뮌헨에서 일어난 쇼핑몰 테러는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아닌 극우 인종주의자의 소행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무슬림과 극우 세력이 경쟁을 벌이듯 극단화돼 테러의 동반상승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독일 언론 등 외신들은 27일 수사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뮌헨 테러범인 알리 데이비드 손볼리(18)가 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를 추종하는 극우 인종주의자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당초 언론들은 손볼리가 이란 출신 부모에게서 태어났다는 점을 근거로 그의 정체성을 ‘무슬림’ 혹은 ‘IS 추종자’라고 단정지었다. 특히 이 사건은 ISㆍ난민 사태 이후 독일에서 최대 피해를 야기한 테러라는 점에서 독일도 더 이상 IS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를 낳았다.

실제 손볼리는 자신이 이란 출신이라는 점을 자랑스러워하기는 했는데, 이는 무슬림이라는 점 때문이 아니라 이란이 아리안족에 기원을 두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이라는 이름 자체가 ‘아리안의 나라’라는 뜻이다. 나치 독일은 아리안족이 독일인의 순수 혈통이라며 우월성을 주장한 바 있다.

최근 공개된 동영상에서 손볼리가 “나는 독일인이다” “빌어먹을 터키인들”이라고 외치는 것 역시 그가 독일인으로서의 정체성에 자부심을 갖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손볼리의 지인들은 평소 그가 터키인과 아랍인을 비난해왔다고 수사기관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볼리는 또 생일이 히틀러와 같은 4월 20일이며 주변에 이 사실을 뽐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손볼리가 영향받은 테러범 역시 5년 전 77명을 살해한 노르웨이의 신나치주의자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다.

이번 테러로 인해 사망한 9명 모두가 이민 배경을 가진 사람이라는 점도 그가 극우 인종주의자라는 점을 뒷받침한다. 터키 출신이 3명, 코소보 출신이 3명이며 나머지도 이민 배경이 있다. 수사 당국은 그가 일부러 외국인을 겨냥하기 위해 “맥도날드에서 뭐든 사주겠다”는 식으로 사람들을 유인한 것이라는 의심을 품고 있다.

손볼리가 실은 극우적 성향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짐에 따라, 독일에서는 무슬림과 극우 세력이 서로 상대의 극단화를 부추기며 테러 위협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IS 테러가 유럽을 극우파들의 품에 안기게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일 내에는 ‘국가 사회주의자 언더그라운드(NSU)’라는 신나치주의 단체가 오래 전부터 활동하며 주로 무슬림들을 상대로 테러 행각을 벌인 바 있다.

또 지난해에는 ‘올드 스쿨 소사이어티’라는 반(反) 무슬림 테러 단체를 설립하고 실제 테러를 모의한 용의자들이 체포되기도 했다. 특정 조직에 소속되지 않은 ‘외로운 극우 늑대’들도 많다.

손볼리는 현재까지는 단독으로 범행을 벌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손볼리 수사 과정에서 또 다른 15세 소년도 총기난사를 계획한 것이 발각돼 체포됐다. 독일 주간지 ‘디 차이트’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난민센터에는 200 차례 이상 불이 났고, 대부분은 극우파의 소행이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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