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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독’ 박세리 “리우 최고의 시나리오는 금·은·동 모두 휩쓰는 거죠”
리우올림픽 여자골프 박세리 감독 출사표


필드를 호령했던 ‘골프여왕’이 클럽을 내려놓고 지휘봉을 잡는다. 선수에서 지도자로 변신하는 박세리(39)다. 감독 데뷔전은 지구촌 최대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이다. ‘감독’ 박세리는 언제나 그렇듯 당당하고 거침없이 목표를 밝혔다. “금·은·동메달을 다 가져오고 싶다.”

박세리는 자타공인 한국 여자골프의 개척자다. 한국 여자 선수 중 최초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서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됐다. 박세리를 따라 골프를 시작한 ‘세리 키즈’들은 이제 LPGA 무대의 주역들로 자라났다. 때문에 112년 만에 골프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2016 리우올림픽서도 여자 대표팀 감독 박세리가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세리는 27일 서울 KEB하나은행 대강당에서 열린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홍보대사 위촉식 기자회견에서 “사실 우리 선수들이 금, 은, 동메달을 모두 휩쓰는 게 목표이지만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세리는 “혹시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국민이 돌아오는 선수들을 따뜻하게 안아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하며 벌써 감독다운 모습을 보였다.

리우올림픽엔 ‘세리키즈’의 대표 주자 박인비(28)와 김세영(23) 양희영(27) 전인지(22)가 태극마크를 달고 출격한다. 단체전이 아닌 개인전이기 때문에 감독의 전략이나 팀워크가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는다. 하지만 대표적인 멘탈게임인 골프에서 정신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잘 아는 박세리는 선수들이 대회 기간 마음의 안정을 유지하는 데 가장 큰 노력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박세리는 “여자대표팀 선수의 안전에 가장 많이 신경 쓰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도 문제지만 치안 등 현지 상황이 그리 좋지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별도의 조언보다 마음의 안정이 필요하다. 그런 쪽에 염두를 두고서 준비시키고 있다”고 했다.

대한골프협회는 선수촌 여건이 좋지 않다는 판단 아래 경기장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침실 3개짜리 아파트 세 채를 빌려 대표팀 숙소로 사용하기로 했다. 음식도 현지 교민의 도움으로 한국 음식을 지원받기로 하는 등 선수들의 보안과 컨디션 관리에 가장 큰 중점을 두고 있다.

박세리가 가장 강력한 메달 경쟁자로 꼽는 선수는 역시 세계랭킹 1위인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9)다. 박세리는 “우리 선수들 모두 꾸준히 성적이 오르는 컨디션이라 메달 후보를 특정짓지는 못하겠다”면서도 “가장 라이벌이 될 것 같은 선수는 리디아 고다. 상승세다”고 했다. 박세리는 “8월 브라질은 겨울이고 바람이 많이 분다고 하더라. 코스는 링크스 스타일인데, 바람이 관건이 될 것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박세리는 “내 골프인생에 점수를 매긴다면 A플러스를 주고 싶다. 30년간 참 잘 해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계획은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지만 골프 관련 모든 방향을 열어놓고 고민해 보겠다. KLPGA 회장은 어떠냐는 질문도 받는데 아직 내게 걸맞지 않은 자리다. 10년 또는 20년 뒤라면 모르겠다”며 활짝 웃었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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