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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청년수당 키워드는 ’시간ㆍ취업ㆍ공부‘
-서울시, 6309명 대상 청년수당 지원서 빅데이터 분석

-지원동기에 ‘취업’, ‘준비’, ‘아르바이트’ 최다 언급

-전문가 “이들은 돈보다도 시간을 벌 수 있기에 지원하는 것”

-서울시, 8월초 3000명 최종선발…“활동지원금 지급하겠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 2년간 시중 은행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던 A 씨는 계약 기간이 끝난 후 다시 취업 준비생으로 전락했다. 그는 내년 상반기까지 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밀려오는 자격증 취득 비용, 공부 비용, 생활비 등에 매번 불안이 쌓이고 있다. 비용은 결국 다시 계약직ㆍ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충당해야 하는데, 그에겐 그 시간이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서울시 청년수당(청년활동지원사업) 지원자 6309명이 매달 50만원을 통해 바라는 건 결국 ‘시간’이었다. 이들 대부분은 청년수당 지원서를 통해 지원 목적을 ‘취업’이라 밝히면서 함께 ‘아르바이트’를 언급, 청년수당을 자금 충당을 위한 아르바이트의 대체재로 인식하며 ‘취업ㆍ공부 시간’ 확보를 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원순 서울시장

서울시는 빅데이터 기반 컨설팅 업체에 청년활동지원사업 지원서를 의뢰, 서류에서 공통 언급되는 키워드를 추출한 후 분석한 결과를 28일 공개했다.

시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청년수당 지원자 대부분은 지원동기로 취업(6580번)을 언급했다. 이들은 이어 준비(4321번), 아르바이트(2696번), 청년(2601번)을 항목에 기재했다.

이에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들은 ‘취업’과 ‘아르바이트’란 단어에 주목했다. 청년들은 핵심 동기를 취업으로 썼지만 이들 대부분은 준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야 하는 입장, 사실상 제도 지원을 통해 ‘시간 부족’에서 탈피하고 싶은 심리가 투영돼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빅데이터 전문가는 “청년들은 매월 지원금보다 ‘지원금을 벌기 위해 투자하는 시간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지원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활동목표로 청년들이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자격증(1053번)이었다. 취득(947번), 준비(595번), 합격(451번), 공부(409번) 순으로 언급 빈도가 높았다. 활동 계획에선 공부(4487번), 준비(3873번), 학원(3331번), 자격증(2938번), 취업(2516번), 스터디(2492번), 토익(2406번) 순으로 빈도가 내려갔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시는 공부를 주된 활동계획으로 삼는다는 점, 계획의 구체적 단계가 자격증ㆍ토익 점수 취득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지원자들은 여전히 높은 학습욕구를 가지고 있다는 결론도 도출했다. 이에 빅데이터 전문가 또한 지원자들이 취업 준비를 위한 공부 계획을 밝힘과 동시에 역량 강화에 매진하고자 하는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시는 지원서 분석을 통해 청년수당을 지원한 청년들이 겪고 있는 악순환도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이 ▷졸업 직후 취업 실패로 자신감 상실 ▷누적되는 경제적 어려움에 단기 아르바이트 시작 ▷낮은 임금으로 일상 붕괴 ▷부족한 시간ㆍ무너진 패턴으로 다시 취업 실패를 반복한다는 게 시의 분석 내용이다. 실제 청년수당 신청자 A 씨는 ”아르바이트로 정신 없이 한 달을 버티면서, 일주일에 3~4번 자기소개서를 쓰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며 일상 순환을 토로했다.

전효관 서울혁신기획관은 “신청자의 구체적인 사례를 하나하나 읽어보며 사람에 대한 투자가 얼마나 필요한지 알게 됐다”며 “이번 분석 결과를 보면 청년수당이 이들에게 당장의 지원금 제공을 넘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도 담보해준다는 걸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이 다음달 2일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청년수당 협조를 구하겠다고 전한 가운데, 시는 일정대로 8월초 최종 3000명을 선발한 후 활동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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