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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대선판의 또 다른 女, 질 스테인… 힐러리 끌어내리나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Jill, Not Hill!(힐러리 말고, 질 스테인!)”

미국 민주당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한 26일(현지시간), 전당대회가 열린 필라델피아에서는 이런 구호가 울려퍼졌다. 질 스테인(66)이 소속돼 있는 녹색당의 활동가들이 외친 구호다. 녹색당은 민주당 전당대회 기간 동안 필라델피아에서 적극적으로 유세를 펼치고 있다.

이번 대선의 주요 관심은 힐러리가 유리천장을 깨뜨릴 지 여부에 집중돼 있지만, 스테인은 올해 미국 대선에 출마하는 또 다른 여성후보다. 비록 군소정당의 후보여서 대통령이 되는 것은 어려워보이지만, 진보 진영의 표를 흡수함으로써 힐러리의 운명을 결정짓는 역할은 할 수 있다.

스테인은 교육ㆍ환경ㆍ의료 등의 문제에서 진보적인 공약을 내걸고 있다. 민주당 경선에서 패배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힐러리보다는 스테인 쪽에 더 가깝다. 샌더스에 대해 스테인은 “샌더스와 녹색당은 학비 빚 면제와 무료 공교육 등 공약 면에서 비슷한 점이 있지만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며 “샌더스는 혁명적이지 않은 민주당 내부에서 혁명적 캠페인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에 스테인이 샌더스 지지자들을 상당수 흡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진보적인 샌더스의 지지자들은 힐러리가 기득권적이고 부패했다고 판단해 지지를 망설이고 있다. 실제 25일 발표된 CNN/ORC 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힐러리 양자대결 구도에서 트럼프는 48%, 힐러리는 45%의 지지율로 격차가 3%포인트 밖에 나지 않았지만, 트럼프-힐러리-개리 존슨(자유당)-스타인 4자대결 구도에서는 트럼프 44%, 힐러리 39%로 격차가 벌어졌다.

민주당은 2000년 대선의 기억을 떠올리며 우려하고 있다. 당시 랄프 네이더 녹색당 후보는 2.74%만 득표했을 뿐이지만, 앨 고어 민주당 후보의 표를 빨아들여 낙마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케이스 앨리슨 민주당 하원의원(미네소타)은 “스테인이 훌륭한 사람이라고 확신하지만, 그녀의 노력이 트럼프를 돕는 것 외에 무슨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트럼프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협이기 때문에 그를 물리칠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스테인은 이에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는 26일 기자들에게 “트럼프가 뽑히거나 힐러리가 뽑히거나 걱정이다”라며

클린턴 패배에 대한 비난을 받는 것이 두렵지 않다고 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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