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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훈 ‘비상’-김문수 ‘침몰’…‘미니 대선 경선’ 된 與 전당대회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비상(飛上)했고,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침몰했다. 새누리당 주요 대권 잠룡 두 명의 엇갈린 운명이다. 얼핏보면 두 사람과는 전혀 상관이 없을 것만 같은 8ㆍ9 전당대회가 서로 다른 결과를 가져왔다.

비박계(非박근혜) 혁신 세력의 단일화를 명제로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오 전 시장은 몸값을 껑충 올렸고, 직접 당권 도전을 저울질하던 김 전 지사는 이른바 ‘낙동강 오리 알 신세’가 됐다. 8ㆍ9 전당대회가 사실상 ‘미니 대선 경선’ 무대가 된 셈이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 전 시장은 4ㆍ13 총선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패했지만, 대권주자로서의 영향력은 오히려 한 층 키웠다는 평가다. 실제 이날 김용태ㆍ정병국ㆍ이정현ㆍ이주영ㆍ한선교 등 당 대표 후보 대다수는 오 전 시장이 위원장을 맡은 종로구 당원협의회를 찾아 지지를 당부했다. 강성 친박(親박근혜)계의 집단행동에 반발한 ‘수도권 당심’의 향방이 이번 전당대회의 결과를 좌지우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잠룡의 지지’가 어느 당권주자에게 향하는지도 유권자와 정치권의 이목을 끄는 대목이다.


오 전 시장의 의중은 ‘원조 소장파’이자 당 대표 후보군 중 최다선(5선, 이주영 의원과 공동)인 정병국 의원에게 향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오 전 시장과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이) 이번에는 형이 (혁신의) 총대를 메라고 했다”며 자신에게 당 안팎의 총의가 모였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실제 오 전 시장은 최근 김용태 의원과 정병국 의원의 단일화 가능성을 사전 조율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오 전 시장의 정치적 존재감도 한층 커졌다.

반면 김 전 지사는 이날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번 새누리당 대표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며 “대한민국과 새누리당의 발전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는 것이 김 전 지사의 ‘결단’이다. 그러나 지난 이틀간 ‘문무(김문수-김무성) 합작설’ 등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한 당내 분노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하태경 의원이 김 전 지사를 향해 “참 딱하다. 혁신의 깃발은 버리고 친박, 비박에 양다리를 걸치려다 낙동강 오리 알이 됐다. 당권뿐 아니라 대권 욕심도 다 버리라”고 비난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4ㆍ13 총선에서 김부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패배하며 입은 ‘외상’이 ‘내상’으로 번진 격이다. 김 전 지사의 19대 대통령선거 도전에도 빨간 불이 켜지게 됐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오 전 시장과 ‘남ㆍ원ㆍ정’으로 불리는 원조 소장파 세력이 혁신 이미지를 통해 내홍을 겪고 있는 당의 대안 세력으로 떠올랐다”며 “반면, 김 전 지사는 자신이 명확한 입장을 밝히기 전에 각종 루머가 먼저 흘러나오며 피해를 입은 측면이 크다. 4월 재보궐선거에서부터 어떤 식으로든 기여하며 영행력을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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