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미국 민주당이 내일부터 나흘간 전당대회를 개최한다. 힐러리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해 공화당 공식 대선후보로 뽑힌 도널드 트럼프와의 대선전에 본격 나선다. 전당대회 마지막 날(28일) 예정된 클린턴 전 장관의 대선후보 수락연설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민주당은 25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의 일정으로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 웰스파고센터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경선에서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을 압도하고 승리한 클린턴 전 장관을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한다.
대의원 공개투표를 통한 후보 선출절차는 26일, 클린턴 전 장관의 수락연설은 마지막 날인 28일 각각 열린다.
전대가 열리는 필라델피아는 미국 독립선언이 이뤄지고 헌법이 제정된 ‘민주주의의 요람’이다.
이러한 ‘민주주의의 요람’에서 최초로 여성을 주요 정당 대선후보로 선출하는 것이어서 ‘필라델피아 전대’는 250년 미 민주주의의 역사를 새로 쓰는 획기적 이벤트로 기록될 전망이다.
공화당 주자인 억만장자 도널드 트럼프가 한 주 전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된 터라 민주당 전대를 계기로 100여 일간 ‘아웃사이더 vs 여성’ 간 세기의 대선전이 본격화한다.
두 후보는 전대 직후부터 전국을 누비는 선거유세를 본격화하며 9월 26일과 10월 9일, 10월 19일 등 3차례 TV토론을 벌인다. 이어 11월 8일 50개 주와 워싱턴DC에서 선출된 538명의 선거인단 투표에서 과반인 270명을 확보한 후보가 최종 승자가 된다판세는 급격히 요동치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이 주요 경합주는 물론 전국단위에서 대체로 우세를 유지해왔지만 최근 트럼프가 역전한 일부 결과가 나왔다. 공화당 전당대회 ‘흥행 효과’와 ‘힐러리 이메일 불기소’ 후폭풍 등이 겹쳐서다.
하지만 민주당 전대가 끝나면 다시 클린턴 전 장관의 지지율이 반등할 가능성을배제할 수 없다.
앞서 클린턴 전 장관은 22일 팀 케인(버지니아) 상원의원을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낙점했다.
케인 의원은 하버드대 로스쿨을 나와 1998년 버지니아 주도(州都) 리치먼드 시장을 시작으로 부지사(2002년), 주지사(2005년),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위원장(2009년)을 거쳐 2013년부터 연방 상원의원을 역임한 중도성향의 중진이다.
미 언론은 노동자 가정 출신의 백인 남성인 그가 클린턴 전 장관이 취약한 반면트럼프가 강한 저학력 백인 남성의 표심을 끌어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그가 주지사 시절 20만 달러어치의 ‘공짜 선물’을 받았던 사실과 낙태 제한 및 환태평양경제협정(TPP) 신속협상권 지지, 미국 대형은행에 대한 규제 완화 등행보를 보여준 것은 진보적인 샌더스 의원 지지층을 껴안는 데 오히려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전대 기간 대선공약의 기초가 될 정강을 채택하고 찬조연설자의 연설을 듣는다.
정강에는 샌더스 의원이 주장한 최저임금 15달러로의 인상과 건강보험인 오바마케어에 대한 예산지원 확대 등의 진보적 내용과 아울러, 무역협정에 대한 재검토와 환율조작국에 대한 강력한 응징 등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한 통상공약 등이 담긴다.
특히 북한을 ‘가학적 독재자’가 통치하는 가장 억압적 정권으로 규정하면서 북핵 포기 압박 및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 초안의 내용이 정강에 최종 반영될지 주목된다.
쟁쟁한 찬조연설자들이 나서 전대를 ‘축제·화합의 무대’로 띄울 전망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샌더스 의원 외에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여사, 조바이든 부통령,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딸 첼시 등 전·현직 대통령을 비롯한 핵심 인사들이 빠짐없이 연단에 오른다.
또 백인 경찰의 총격에 사망한 흑인을 비롯해 총격 참사의 희생자 어머니들도 대거 찬조연설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