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아시아ㆍ유럽정상회의(ASEM)와 몽골 공식방문 이후 3일만에 첫 공식일정으로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를 비롯한 현안에 대해 작심한 듯 발언을 쏟아냈다.

특히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둘러싼 의혹과 파문과 관련해서도 우회적으로 우 수석에게 힘을 실어줬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NSC에서 사드 문제와 관련, “각료들과 국가 안보를 맡고 계신 분들은 투철한 사명감과 나라를 지켜낸다는 애국심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셔야 한다”며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는 어떤 비난에도 굴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청와대 제공]

이어 “비난이 무섭다고 피해가지 말고,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국민들에게 소상히 말씀드려서 협조와 힘을 모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의 언급은 사드의 경북 성주 배치 결정 이후에도 가라앉지 않는 논란에 대한 대응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왔지만 우 수석에 대한 의혹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와 정부가 흔들리지 말고 국정에 매진할 것을 당부한 메시지로도 읽힌다.

우 수석이 전날 잇단 의혹에도 불구하고 정무적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도 인사권자인 박 대통령과의 교감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청와대는 우 수석에 대한 공세가 사실상 박 대통령 흔들기라고 판단하고 대응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사드 배치 논란과 관련해 최근 북한의 부산과 울산을 겨냥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거론한 뒤, “사드 배치 외에 북한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우리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부디 제시해주셨으면 한다”며 “나라와 국민을 지키는 것은 대통령과 정부만이 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정치권과 국민들께서 나라를 지키고 우리 가정과 아이들을 지켜내기 위해 힘을 모아주셔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사드 배치 지역으로 결정된 성주에 외부세력이 개입해 폭력시위를 조장하고 괴담을 유포한다는 등의 이른바 ‘외부세력론’에 대해 “모든 문제에 불순세력들이 가담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것을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고 지시했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