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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폐증 치료 실마리, 뇌 속 아연에서 찾았다
- 서울아산병원 고재영 교수팀, 아연 불균형이 자폐증상 일으키는 기전 밝혀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자폐 초기 단계에서 기존에 나와 있는 약제를 이용해 병의 진행을 차단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뇌신경연구단 고재영 교수팀은 최근 뇌 발달 단계에서 뇌세포의 아연 항상성이 깨지면 뇌의 크기가 커지고 결국 자폐 증상을 가져온다는 것을 동물실험을 통해 증명했다고 19일 밝혔다.

고재영 교수팀은 자폐범주질환 환자들에서 발달 초기에 뇌가 커지는 현상이 발견되고 뇌의 신경회로 연결이 더 증가돼 외부 자극에 과잉 반응한다는 가설을 바탕으로 뇌 발달 단계에서 뇌세포 안 아연의 항상성 이상이 자폐범주질환을 일으키는지를 아연 조절 단백질(ZnT3)의 유전자를 없앤 생쥐에서 검증했다. 


ZnT3가 없는 생쥐는 자폐범주질환에서 보이는 여러 행동증상을 나타냈다. 이러한 현상은 수컷에서만 나타났으며 뇌의 크기가 커져 있었다. 이와 동시에 신경세포의 성장을 일으키는 신경성장인자인 BDNF의 양이 증가됐다.

연구팀은 ZnT3가 없는 생쥐에서 세포 내 아연의 항상성이 깨짐으로서 아연의 농도가 증가되고 세포외 기질을 분해하는 단백효소인 ‘matrix metalloprotease(MMP)’를 활성화시켜 이에 따라 BDNF가 증가돼 뇌가 커지는 현상을 증명했다.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항생제인 미노사이클린을 투여하면 MMP 활성화를 억제하고, 이로 인해 BDNF의 증가가 억제되고 뇌가 커지지 않아 결국 자폐증의 발현을 억제할 수 있었다는 것을 추가로 확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지 않고도 기존의 항생제를 지속적으로 투여함으로써 자폐질환의 초기 단계에서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어 난치성 질환인 자폐증의 치료 가능성을 열었다는 데에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고재영 교수는 “최근 자폐범주질환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원인과 치료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향후 다른 유전적, 환경적 자폐범주질환 동물 모델을 이용해 연구의 효용성을 더 증명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게재됐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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