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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황 숨통’ 트이는데… 조선사, 노조 파업이 발목잡나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국내 주요 조선사 노동조합이 오는 20일 총파업을 결의하면서 유가 상승으로 숨통이 트이고 있는 조선사들의 업황에 적신호가 켜졌다. 천신만고 끝에 해온 수주가 노조 파업 때문에 인도 차질이 빚어질 경우 큰 규모의 피해도 예상된다. 파업 주축인 조선노조연대(이하 조선노연)는 ‘3만명이 넘는 근로자가 참석할 것’이라며 파업 군불 때기에 나섰다.

▶20일 총파업 ‘전운’=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조선노연은 오는 20일 총파업을 벌인다. 파업의 핵심인 몇명이 파업에 동참할지 여부는 아직은 미지수다. 다만 조선노연측은 현대중공업 1만5000명, 삼성중공업 5550명, 대우조선해양 6900명 등 최소 2만명에서 최대 3만명에 이르는 노동자들이 파업 대열에 동참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이미 조선 ‘빅3’ 회사 노조는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해 80%가 넘는 찬성률로 파업안을 가결시켜두고 있다. 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은 쟁의권 확보를 위한 절차가 진행중이다.

특히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는 동시파업을 진행한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부터 22일까지 나흘 연속으로, 현대중 노조는 19일과 20일, 22일에 각각 파업을 예고해 두고 있다. 두 노조가 이번 주에만 3차례 동시파업을 벌이는 것이다. 현대차 측은 노조가 하루 4시간 파업 시 피해 규모는 400억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파업에 동참한다. 대우조선 노조는 지난 25년 동안 무분규 노조를 유지했지만, 고강도 구조조정을 앞두고 ‘일방적 구조조정 중단’을 촉구하며 연대 총파업 대열에 동참했다. 다만 대우조선 노조가 실제로 총파업에 참가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채권단이 ‘노조가 파업할 경우 지원금을 주지 않겠다’며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오는 25일부터 대우조선은 집중 휴가가 계획돼 있는데, 이로 인해 파업 참여율이 낮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중공업은 직영근로자 1만4000명 가운데 노동자협의회 회원이 5300명 가량 된다. 이들이 파업에 참여할 경우 조업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황 숨통 트이는데= 조선사들은 유가가 40달러를 넘어서면서 업황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돼 온 해양플랜트 사업이 회복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실적 회복이 더뎌질 것이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8일 3조원 규모의 원유생산 플랜트 건조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사는 대우조선과 협력업체 직원들이 약 3년 동안 일을 할 수 있는 물량에 해당한다. 지난 2014년 11월에 수주한 이번 플랜트 사업이 재가동 된 것은 유가 상승 덕분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유가 반등이 투자자들이 투자를 재개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도 지난 15일 세계 최대 반잠수식 시추선 ‘오션 그레이트화이트(Ocean Greatwhite)’를 성공적으로 인도했다.삼성중공업도 지난해부터 3조원 규모 해양플랜트 사업 수주를 놓고 이탈리아 ENI와 단독 협상을 벌이고 있다. 오는 10월께 본계약 체결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조선 ‘빅3’의 해양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인도 거부와 발주 취소 사태로 얼룩졌던 해양 산업에 청신호가 켜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문제가 됐던 해양 부문에서 국내 조선사들의 행보가 순조롭다. 업황 개선에 숨통이 트이고 있지만, 예고된 노조 파업이 관건이다”고 우려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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