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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연한 이야기] 모차르트·바그너 만나는 ‘클래식축제’…에어컨 없어도 내 마음에 이는 ‘바람’
누구나 계절에 관한 추억 하나쯤 간직하고 살아간다. 계절이 돌아올 때마다 지난 추억을 떠올리고 새로운 추억을 쌓아간다. 클래식 음악팬들이라면 매년 여름에 떠오르거나 떠올리고 싶은 추억이 있다. 전 세계 유수의 음악축제로 ‘피서’를 가는 것이다.

여름 시즌은 연주자들에게 일종의 방학이다. 대부분 시즌제로 운영되는 공연장 기획 프로그램은 9월에 시작해 다음해 6월 쯤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7~8월엔 오케스트라에 속해있던 연주자나 솔리스트들이 한숨을 돌리는 한편, 전 세계에서 열리는 축제에 자유롭게 참여하는 기회를 얻기도 한다. 관객은 국경을 초월한 연주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연주를 펼치는 축제의 장에 함께한다.

대표적인 클래식 여름축제로 121년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 ‘BBC 프롬스’를 꼽을 수 있다. 공영방송 BBC가 주최하고 영국 문화의 상징 로얄 알버트홀에서 주요 공연이 열린다. 창립자가 내세웠던 ‘높은 수준의 다양한 음악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축제 정신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BBC 필하모닉 상임지휘자(1992-2003)였던 얀 파스칼 토틀리에는 “지극히 민주적인 음악 축제”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동안 정명훈, 장한나, 김선욱 등이 초청받았으며 올해는 한국계 미국인 바이올리니스트 에스더 유가 프롬스에 데뷔한다.

“10년을 기다려야 볼 수 있다”는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은 ‘바그너리안(바그너 팬을 지칭하는 말)’에겐 로망과도 같은 축제다. 작곡가 바그너가 오직 자신의 오페라만을 연주하기 위해 직접 설계한 바이로이트 음악극장에서 매년 7~8월 공연을 연다. 소리에 왜곡이 올까봐 에어컨도 틀지 않는 무더운 공연장이지만, 관람을 버킷리스트에 올리는 이가 있을 만큼 인기가 높다.

1996년 초청받은 후 매년 단골로 출연해온 베이스 연광철, 한국인 최초로 타이틀롤을 맡은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에 이어 올해는 한국인 테너 김석철이 데뷔한다.

모차르트의 고향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열리는 페스티벌 역시 명성을 자랑한다. 특히 거장 폰 카라얀이 1956~1960년 예술감독을 맡고 세상을 떠난 1989년까지 주요 공연을 책임지며 명성을 드높여왔다. 또한 알프스산맥과 루체른 호수가 한 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도시에서 열리는 스위스 루체른 여름 페스티벌도 사랑받는데 독주회, 실내악, 교향곡 위주의 음악회를 연다.

멀리 해외로 눈을 돌리지 않아도 국내에도 차로 달려갈 수 있는 대표 클래식음악축제가 있다. 올해로 13회를 맞이한 ‘평창대관령음악제’다.

정명화 정경화 자매가 예술감독을 맡아 수준급 프로그래밍과 연주자 초청으로 매년 호응을 얻어왔다. 올해는 ‘B자’로 시작하는 작곡가 26명을 한꺼번에 조명한다. 바흐, 베토벤, 브람스 등 우리에게 익숙한 작곡가부터 바르톡, 번스타인, 베르크까지 B자로 시작하는 위대한 작곡가들이 이렇게 많다는 발견만으로도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다.

[뉴스컬처=송현지 기자/song@newscultur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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