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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문화유산 나이측정 우리 손으로”
“유물 외국의뢰는 너무 안이” 일침
김은경 탄소연대측정 ‘다인스’ 대표



사화산으로 인식됐던 제주도가 활화산일 수도 있다는 증거가 지난해 발견돼 화제를 모았다. 서귀포시 상창리에서 5000년 전 용암에 의해 불탄 탄화목이 발견됐기 때문. 탄화목은 퇴적층 위에서 발견돼 바닷속이 아닌 땅 위에서 화산이 터졌다고 볼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였다.

탄화목의 생성시기를 밝힌 기술은 방사성 탄소연대측정법. 유물과 유적의 절대연대를 측정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기법이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 유물과 유적의 대다수는 외국에서 절대연대를 측정받아 왔다. 

대전 둔산2동 소재 연구소기업 다인스(대표 김은경)는 방사성 탄소연대측정기술을 보유한 국내 유일 기업이다.

김은경(39) 다인스 대표는 “중요한 유물과 유적은 연대측정 결과에 따라 역사가 바뀌기도 한다”며 “우리의 문화유산을 연구하는 중요한 작업을 외국에 맡길 수 없어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탄소연대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곳은 서울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 3곳인데 모두 공공기관이다. 이 기관들은 탄소연대측정 외에도 수많은 연구를 하고 있어 측정 결과를 받는데 6개월에서 1년이란 긴 시간이 소요된다.

반면 미국 등 외국 전문기업에 의뢰하면 1개월 내에 결과를 받을 수 있다. 해외기업으로 일감이 몰리는 이유다.

김 대표는 2013년 국내 기업 최초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으로부터 탄소연대측정기술을 이전받아 다인스를 설립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올해 다인스를 연구소기업으로 지정, 그 기술력을 공인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만난 국내 연구진은 정부 차원에서 역사왜곡을 시도하는 일본 등 주변국에 우리의 유물의 연대측정을 맡기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중국의 경우 자국의 이익을 위해 결코 탄소연대측정을 외국에 맡기지 않고 데이터 유출도 금지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너무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탄소연대측정의 결과물은 쌓이면 빅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 측정 이상으로 중요하다. 일반인이 잘 모르는 사업이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인스는 청년일자리 창출 등 사회공헌 활동으로 대전시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지정을 받았다. 고졸청년 등 취업취약계층을 꾸준히 직원으로 채용하고 있다.

김 대표는 “나 또한 아홉차례나 계약직을 전전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어 청년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다”며 “더욱 많은 지역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직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대전=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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