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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Insight-김민정 KOTRA 부쿠레슈티무역관 차장] 루마니아 와인 한 잔 어떠세요?
루마니아의 7월은 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이다. 루마니아는 연간 4억 리터의 와인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와인생산국 중 하나다. 루마니아의 포도밭 전체 면적은 약 18만 헥타르로 유럽에서 5번째, 세계에서 11번째로 크다. 드라큘라의 음산한 이미지와 달리 루마니아의 일조량이 풍부하다는 점은 포도 생산에 한 몫을 한다.

특히 루마니아에서 가장 유명한 포도원 중 하나인 무르파트라르(Murfatlar)가 위치한 흑해 연안은 연간 300일 이상 맑은 날이 지속된다. 루마니아의 토양도 다양한 종류의 포도 재배에 적합하다.

루마니아의 와인제조전통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6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럽에서는 그리스가 루마니아보다 더 오랜 역사를 보유하고 있는데 전설에 따르면 와인의 신인 디오니소스가 트라키아(Thracia)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다치아(Dacia, 루마니아 고대 지명)의 왕 부레비스타(Burebista)가 풍부한 식량과 유명한 와인 때문에 주변 민족들의 침입이 잦자, 이를 근절시키기 위해 기원전 1세기경에 포도밭을 다 불태우도록 명령하기도 했다고 한다.

19세기 후반에는 포도나무뿌리진디가 만연해 루마니아의 많은 포도밭이 파괴되는 불상사가 있었다. 이를 계기로 외국으로부터 포도품종이 수입되기 시작해 외국 와인의 영향을 받게 되었다. 당시 루마니아의 외교관계를 반영해 1차 세계대전 전까지는 프랑스 와인에 영향을 받았으며, 양차 세계대전 사이의 기간 중에는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영향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공산주의 시절에는 국영 와이너리들이 질보다는 양에 초점을 맞춰 와인을 생산하면서 루마니아 와인은 싸구려 제품이라는 인식이 만연하게 됐다고 한다. 

현재 루마니아 와인의 최대 소비시장은 루마니아 내수시장이다. 수출은 전체 생산량의 4% 정도로 전체생산량의 약 50%를 차지하는 스페인, 불가리아, 포르투갈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4년 루마니아는 3.8억 리터의 와인을 생산하고 4억 리터를 소비했다고 한다. 수입은 3400만 리터, 수출은 1천만 리터 정도였다.

공산주의 시절부터 생기기 시작한 루마니아 와인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키고자 중소규모의 신생기업들이 프리미엄 시장을 타깃으로 제품을 내놓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EU기금을 활용해 성장한 이 신생기업들은 5~6년 전에 포도밭 경영을 시작해 이제 와인을 시장에 내놓기 시작했다. 손으로 직접 딴 포도로 프리미엄 와인을 제조하여 첨단 기술 장비가 갖춰진 와인셀러를 이용한다. 이러한 와인셀러들은 아름답게 설계가 되어 와인투어상품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신생기업들은 소믈리에를 채용하고 전시회에 참여하는 등 홍보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기존의 대규모 와이너리들도 프리미엄 와인 생산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현재 루마니아 와인 시장 판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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