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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S 격퇴 위해 美-러 군사협력 모색…‘적과의 동침’ 이뤄지나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미국과 러시아가 수니파 무장반군 ‘이슬람국가’(IS) 격퇴 및 시리아 평화협상 성사를 위해 시리아에서 손을 잡기로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가 입수한 8쪽짜리 내부 문건에 따르면 미국이 러시아에 IS 격퇴를 위한 공동작전을 제안한 것으로 돼 있다. 문건은 양국의 IS 목표물 공동 폭격작전, 공동 지휘사령부 운영, 기타 통합 작전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지휘사령부 성격의 ‘합동이행그룹’은 요르단 암만에 들어서며, 이 기구를 통해 IS 목표물 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작전 계획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이날 밤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군사협력 체결 방안을 협의한다고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

현재 파리를 방문 중인 케리 장관은 기자들에게 이 같은 보도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삼간 채 “모스크바로 가 오늘 밤 푸틴 대통령을 만난다. 아직 논의할 시간이 충분히 많다”고만 밝혔다.

이와 관련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미-러 양국의 공동노력만이 테러에 맞서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양국의 이같은 협력 기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지난 6일 전화통화 이후 구체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정상은 당시 시리아 내 IS 격퇴 문제와 관련해 양국 군대 간의 군사적 조정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보도 확인 요청에 “현재로서는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하고 있지 않다”면서 “양국 간에 군사협정이 체결될 것이라는 추측들이 나오는데 그런 일이 일어날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

냉전시대 ‘적국’이었던 양국의 군사협력이 공식 체결될 경우 이는 미국의 대(對)시리아 전략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 정부는 그동안 시리아에서 러시아와 직접적으로 군사협력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해왔다. 미국은 지난해 9월 말 일방적으로 IS 격퇴전에 뛰어든 러시아를 향해 사태를 오히려 악화시킬 뿐이라며 맹비난해 왔으며, 특히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 축출 문제를 놓고는 첨예한 대립각을 세워왔다.

현재 미국은 알아사드 정권 축출을 추진하는 반면, 러시아는 알아사드 정권을 지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일각에선 미국이 IS 격퇴전을 명분으로 러시아와 지나치게 가까워지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다.

AFP 통신은 푸틴 대통령과 케리 장관의 모스크바 회동은 IS와 알누스라 전선 격퇴를 위한 군사협력 제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그러나 러시아로서는 자신들이 지지하는 알아사드 정권이 자신들의 전투기 출격을 중단하고, 또 온건 반군에 대한 공격도 멈추도록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익명의 한 미국 고위 관리는 AFP 통신에 “이 두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아마도 매우 다른 길을 가게 될 것이다. 문제는 현재로서는 시간이 얼마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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