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여의도연구원이 지난 5월 발간한 2016년 1/4분기 ‘여연리뷰’ 보고서에 따르면, 여의도연구원은 일찍부터 사드 배치로 인한 한ㆍ중 관계 파행을 예견해왔다. 이 보고서의 ‘2016년 한중관계 전망 및 정책 제언’ 부분에서 이윤식 통일연구센터 연구위원은 “중국의 대북 우선순위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고, 우리의 우선순위는 북한의 비핵화”라며 “이런 전략적 이해의 차이와 중국의 복잡한 속내가 한ㆍ중간 소원함을 넘어 외교 관계에서의 어려움을 파생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또 “중국이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 시 소극적 태도를 넘어 북한을 두둔하는 입장을 취할 경우, 사드 배치를 포함한 한ㆍ미ㆍ일 vs 북ㆍ중ㆍ러 구도가 가속화 할 것”이라며 “이는 결국 북한발(發) 한ㆍ중 관계 소원으로 비화될 가능성 다분하다”고 우려감을 드러냈다. 결국 “북한의 4차 핵실험은 한ㆍ중이 북핵 및 북한문제를 둘러싸고 넘어서기 힘든 전략적 이해관계에 놓여 있음을 재확인한 사례”이며 “정부는 중국의 적극적 역할 요청에 전방위적 노력을 해야한다”는 것이 이 연구위원의 판단이다.
이 연구위원은 특히 중국의 역할을 북핵 문제 해결에 반드시 필요한 ’상수’로 내다봤다. “북한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 잡기 위해선 중국과의 공동보조 및 중국의 역할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외교적 전략을 배제한 채 ‘안보는 주변국과의 설득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는 정부의 행보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이에 따라 이 연구위원은 “북핵의 고도화는 단기적으로 한국의 대북 억제력 확보를 위한 자위적 조치 증대의 빌미가 될 수 있음을 강조, 중국의 적극적 노력을 압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당내에서도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전략 부재’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다. 실제 5선의 정병국 의원은 최근 “(정부가) ‘외교적 딜’ 시도 없이 사드를 배치하는 것은 일정 부분 ‘미스’가 있다고 본다”며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에 ‘우리 방법론 중 하나는 사드인데 싫으면 대안을 제시해라. 너희가 북한의 핵실험 중지시키면 우리는 사드가 필요 없다’는 협상을 선제적으로 해야 했었다”고 한 바 있다. 이는 이 연구위원의 지적과도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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