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번엔 ‘체시트’(CHexit)다…필리핀 국민들 “中, 남중국해서 나가라”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국제 중재법정이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는 판결을 내린 이후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중국과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국민들은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나가라”라며 ‘체시트’(CHexit)를 외치고 나섰다.

네덜란드 소재 국제 상설중재재판소(PCA)의 판결 이후 필리핀에서는 ‘China’(중국)와 ‘exit’(출구)를 조합한 ‘CHexit’(체시트)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필리핀이 남중국해 일대에서 어업활동을 할 명분을 인정받자 필리핀 국민들이 즉각 ‘중국 퇴출운동’에 나선 것이다. 필리핀의 현지매체는 14일 지난 이틀 연속 해시태그(#)로 ‘체시트’를 달고 중국을 규탄한 글이 쇄도했다고 전했다. PCA 판결이 난 당일에도 일부 필리핀 국민들은 필리핀 마닐라에 위치한 중국 영사관 앞에서 체시트 시위를 벌였다. 


필리핀 네티즌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체시트’(CHexitㆍ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규탄하는 신조어) 운동 [사진=트위터 캡쳐]

“마약범은 죽여도 좋다”는 극단적인 행보로 ‘필리핀의 트럼프’라 불리는 두테르테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외교시험대에 올랐다. 중국과의 경제적인 관계를 생각하면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좋지만, 국민의 반중 정서가 확산되고 미국ㆍ일본 등이 주시하고 있는 만큼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필리핀의 프란시스 자르델레자 대법관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국제법은 외교담론의 테두리를 짜준다”며 “판결을 계기로 최상의 이익을 얻어도록 협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필리핀을 경제적으로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류전민(劉振民) 외교부 부부장은 13일 “남중국해 상에 방공식별구역을 선언할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며 남중국해 영유권 강화 행보를 계속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히는 동시에 필리핀에 조속히 양자협상의 궤도로 돌아올 것을 촉구했다. 이달 초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필리핀이 지금이라도 소송을 취하한다면 중국은 필리핀과 협상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며 “양국 간 협상에 과학연구 분야의 공동개발과 협력 등의 이슈가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필리핀 네티즌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체시트’(CHexitㆍ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규탄하는 신조어) 운동 [사진=트위터 캡쳐]

한편, 중국 당국은 PCA 판결 이후 자국 내 위치한 필리핀, 미국, 일본 등 관련 국가들의 공관에 대한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 PCA의 판결로 분노한 중국 국민들이 시위에 나설 것을 우려한 조치인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중국이 자국 내 필리핀, 일본 등 대사관 주변에서 대규모 시위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경비를 강화했다고 현지 관계자가 밝혔다”며 “중재 판결이 나온 직후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필리핀 대사관 진입로가 패쇄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munja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