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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新관치에 멍드는 주력산업] 新관치 그림자…떨고있는 철강업계
조선 다음은 철강산업 재편說
中 감산영향 양호한 실적불구
정부 강제적 인수·합병 걱정
1위 아르셀로미탈 적자수렁
승자의 저주 반면교사 삼아야



조선ㆍ해운업계를 휩쓴 구조조정 태풍의 다음 상륙지는 철강업계가 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글로벌 경기 불황에 공급과잉까지 겹치며 국내외 대형 철강사들도 각자 생존전략 모색에 매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기업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의 하반기 본격 가동을 통해 산업계 재편에 칼을 빼들었다.

지난 4월 철강업계를 공급과잉업종으로 지정한 정부는 철강업계가 미국의 경영컨설팅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의뢰한 철강산업 구조조정 관련 연구용역 보고서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달 말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구조조정 보고서는 정부에 제출돼 철강업계 구조조정의 뼈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업계는 BCG가 내놓을 보고서의 결과를 바탕으로 업계 재편에 나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철강협회 회장이자 국내 1위 철강기업의 수장인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13일 업계 구조조정과 관련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방향이 정부서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만, 시기에 대해선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업계가 정부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정부가 혹 밀어붙이기식 인수합병을 강요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 의견을 수렴하되, 구조조정은 업계가 스스로 결정하고 판단해야 한다는 구조조정의 대원칙이 훼손될지 걱정하는 것이다.

업계는 지난해부터 계속된 자구노력에 더해 중국의 감산 돌입 등 영향으로 올 상반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 중이다. 초고장력 강판 등 특수강 판매 호조과 솔루션 마케팅 등 영업전략 다변화로 미래 수익원 창출에도 성과를 거둔 것도 한 몫 했다.

정부의 구조조정 방침에 포스코, 현대제철 등 주요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일각에선 최근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등 ‘빅2’의 합병설이 관가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 정부가 철강업계에도 이같은 대형업체간 M&A를 주문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중국, 일본 등에서 주요 업체간 인수합병을 통해 대형 철강사가 연이어 등장하면서 우리 철강업계에서도 이에 맞설 만한 매머드급 철강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심심치않게 나오는 것과 무관치 않다.

철강업계에선 정부 주도의 대형 M&A는 ‘승자의 저주’를 낳는 잘못을 반복할 수 있다며 경계를 멈추지 않는다. 실제로 2006년 초대형 M&A를 통해 단번에 세계 1위 철강사로 발돋움한 아르셀로미탈은 ‘승자의 저주’가 뒤따랐다. 아르셀로미탈은 합병이후 2008년부터 부진에 허덕이기 시작해 지난 2012년부터는 4년 연속 순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79억달러의 최대규모 적자라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인위적인 초대형 업체의 등장을 구조조정의 종착지로 삼아선 곤란하다는 방증이다.

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철강업계의 현실을 잘 모르고 탁상공론식으로 구조조정의 칼날을 휘두르다보면 업계에는 플러스보다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며 “구조조정의 방향은 업계의 의견을 청취해서 큰 틀을 짜는 형태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유재훈ㆍ조민선 기자/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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