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검색만으로 피해자 특정…허위 사실로 게시글 작성
-피해자는 대인기피증으로 고통 겪다 최근 사직서 제출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신안 섬마을 여교사 사건 당시 엉뚱한 여교사의 신상을 인터넷에 공개한 일간베스트(이하 ‘일베’) 회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신안 섬마을 여교사 사건의 피해자가 아닌 다른 여교사의 정보를 인터넷 커뮤니티에 게시한 혐의(명혜웨손)로 이모(32) 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 등은 인터넷 기사에서 신안군의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가 성폭행 당했다는 글을 본 뒤 인터넷 검색으로만 신안군 A초등학교의 ‘기간제교사 채용공고’와 ‘교직원소개’를 보고, 인터넷으로 해당 교사의 신상정보를 캐냈다.

이어 이들은 최근 신안군 섬마을에서 발생한 여교사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가 당시 신안군 A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기간제교사인 피해자라는 것을 알리는 게시글을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씨는 ‘신안 여교사 성폭행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정황증거 포착했다’ , ‘신안군 기간제 여교사가 다니는 학교’ 라는 제목으로 일베 게시판에 해당 폭로글을 올렸다.

하지만 해당 여교사는 실제 피해자가 아니었다.

피의자들의 근거 없는 ‘신상털기’ 게시물들이 인터넷에서 무분별하게 확산되면서 피해자는 주변 지인들로부터 마치 신안 사건의 피해자인 것처럼 계속 연락을 받았고 심각한 대인기피증으로 인해 고통을 겪다가 최근엔 학교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씨 등은 자신의 범행을 숨기기 위해 ‘신상털기’한 해당 게시글을 올린 뒤 일베 사이트에서 사용하는 닉네임을 바꾸거나 회원탈퇴를 하는 등 치밀하게 수사망을 피하려고 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이 씨 등 피의자 2명은 대학교 재학중이며 피의자 3명은 무직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인터넷 신상털기는 파급력과 지속력이 높아 피해 당사자에게는 치명적인 고통을 입힐 수 있다“며 ”신상털기,인격살인 수준의 허위사실 유포 행위의 심각성에 대한 사회 저변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적극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korean.gu@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