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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백차별이 방아쇠 당긴 美 ‘피의 7월’…“모든 백인 경찰을 죽여라” 협박에 경찰-민간인 총싸움까지
[헤럴드경제=김성훈ㆍ문재연 기자]미국이 잔인한 피의 7월을 맞고 있다. 경찰의 총격으로 인한 잇달은 무고한 흑인 사망이 미국의 뿌리깊은 흑백차별 갈등에 방아쇠를 당겼다. 특히 흑백차별 갈등은 지난 7일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의 매복 조준사격 이후 경찰 살해 협박도 모자라 경찰과 민간인간 총싸움으로까지 이어지는 등 미국 곳곳이 봇물 터지듯 터지는 갈등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백인 경찰관을 살해하겠다고 주장한 4명의 남성을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 경찰이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이들 중 한 명은 “흑인의 생명이 소중해질 때까지는 누구의 목숨도 소중하지 않다”면서 “모든 백인 경찰을 죽여라”라고 올렸다. 또 다른 한 명은 “(댈러스의 저격범이) 정확하게 똑같은 일을 하도록 우리를 고무하고 있다”며 저격범을 칭찬했다고 디트로이트뉴스는 전했다. 이는 지난 7일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매복 조준사격으로 경관 5명을 살해한 마이카 존슨처럼 경찰관 살해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이 같은 글이 페이스북에 버젓이 올라온 데 대해 미국 사회는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 ‘모방 범죄’가 급속히 확산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리노이 주의 이스트 세인트루이스에서는 경찰과 민간인의 총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자신의 집 현관에서 지나가는 차를 향해 총격을 가하던 남성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을 향해 발포했다. 이 남성은 장총과 권총을 발사했으며, 대응 사격에 나선 경찰의 총격에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USA투데이가 보도했다.

미시간 주 세인트 조지프에서는 법원에서 교도소로 호송되던 범인이 법원 집행관의 총기를 빼앗아 발포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총격으로 법원 집행관 2명이 죽었고, 범인도 사망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이런 와중에 경찰이 민간인에게 총을 쏜 일도 속속 이어졌다.

USA투데이 등은 일리노이 주 디케이터에서 백인 경찰이 쏜 총에 40대 흑인 남성이 맞아 중태라고 이날 보도했다.

제임스 게츠 디케이터 경찰서장 대행은 “이 남성이 총과 칼로 무장하고 있었다”면서 “가슴에 총알을 맞아 중태”라고 말했다. 그는 “경찰이 관련된 치명적인 사건의 처리 지침에 따라 일리노이 주 경찰이 총격 사건을 조사할 것”이라면서 “모든 사실이 알려질 때까지 평화롭게 기다려달라”고 요청했다.

두 명의 백인 경찰은 총기를 가진 사람이 있다는 신고전화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으며, 현장에서 인상착의가 비슷한 사람을 발견하자 한 명의 경찰이 총격을 가했다. 40대 남성은 인근 세인트 메리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에 앞서 10일 뉴욕 브루클린에서도 경찰관 3명이 30대 남성에게 총격을 가했다. 총소리가 들렸다는 신고전화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교차로 한가운데서 폴 매더린(31)과 마주쳤고, 총을 내려놓으라는 명령에 불복하자 모두 12발을 발사했다. 매더린은 엉덩이에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브루클린 남부경찰서의 빈센트 디도네이토 부서장은 “매더린이 완전히 비이성적인 행동을 보였다. 경찰에게 비명을 지르고 소리를 질렀다”고 말했다. 하지만 매더린의 아버지 폴 매더린은 아들이 마리화나 때문에 수없이 많이 체포됐다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총을 가지고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100%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런 와중에 백인 경관의 흑인 남성 총격 살해에 항의하는 시위는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5일 루이지애나 주 배턴 루지에서 앨턴 스털링(37)이, 이어 다음날인 6일에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필랜드 캐스틸(32)이 각각 경찰의 총격에 숨진 데 대한 항의시위가 11일에도 뉴욕 등 미국 주요 도시에서 진행된다. 전날까지 일부 도시에서 폭력 시위가 이어진 탓에 주말 이틀 동안에만 300명 이상이 체포되기도 했다.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에 동조하는 시위는 대서양 건너편에서도 진행됐다. 10일 영국 런던에서는 수백 명의 시위대가 거리를 점령하고 행진했다.

시위대는 미국 대사관을 향해 행진하면서 “정의 없이는 평화 없다”(No justice,no peace), ‘손 들었으니 쏘지마“(Hands up. Don’t shoot!) 등 미국 시위대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에 참여한 아이퍼 라흐먼은 “미국의 시위가 많은 공동체를 하나로 묶고 모든 사람이 억압과 인종 간 불평등에 맞서 싸우도록 하고 있다”고 CNN에 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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