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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렉시트 퍼즐 완성, 분열된 英 사회 봉합 숙제 맡은 테레사 메이…26년만에 女 총리 13일 취임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테리사 메이(59) 영국 내무장관이 13일(현지시간) 데이비드 캐머런의 뒤를 이어 영국 총리에 오른다.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이후 26년 만에 두번째 여성 총리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이후 약 3주일 만이다. 브렉시트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는 것도, 캐머런 총리와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 마이클 고브 등이 남긴 배반의 정치라는 유물을 치우는 것도, 브렉시트로 갈가리 쪼개진 영국 사회를 봉합하는 것도 메이의 두 손에 달렸다.

메이와 함께 차기 총리 선두를 달렸던 앤드리아 레드섬(53) 에너지차관은 11일 “강력한 총리가 당장 임명되는 게 국익”이라면서 경선을 포기했다. 캐머런 총리는 레드섬 차관의 경선 포기 직후 “오는 13일 저녁 새 총리를 맞게 될 것”이라며 메이의 차기 총리 취임을 확인했다. 경선 일정을 정한 보수당 원로그룹 ‘1922 위원회’ 그래엄 브래드 위원장은 위원회가 메이의 대표 지명에 동의했다면서 메이가 대표로 선출됐음을 확인한다고 발표했다. 

[사진=게티이미지]

보수당 5선 중진인 메이는 ‘준비된 총리’라는 것이 정계의 일반적 평가다. 야당 시절인 1998년 이래 예비 내각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2년에는 예비내각 교육장관으로서 보수당 최초의 당 의장에 임명됐다. 2010년 보수당 정부 출범 이후 6년째 내무장관직을 수행하며 최장수 내무장관 기록을 세웠다.

일선 경찰들과 심한 대립을 정면 돌파해 경찰 예산을 줄이면서 범죄율도 낮추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도 받는다. 2014년 경찰협회 콘퍼런스에서 부패 문제는 협회의 경찰 채용 권한까지 위협할 수 있는 문제라며 경찰조직 부패에 강경 대응했다.

전임자들이 해내지 못했던 이슬람 성직자 아부 콰타다의 추방도 이뤄냈다. 콰타다는 이슬람 극단주의 테력조직과 연계돼 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는데도 혐의를 입증할 뚜렷한 증거가 부족해 EU의 인권 보호에 기댄 콰타다를 추방하는 데 애를 먹었다.

메이가 차기 총리로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할 문제는 단연 ‘브렉시트 협상’이다. 메이는 대표로 선택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히며 “EU를 떠나면서 최선의 합의를 협상하고 세계에서 영국의 새로운 역할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브렉시트는 브렉시트를 뜻한다. 우리는 잘해낼 것이다”고 의지를 다졌다.

일단 섣불리 리스본조약 제 50조를 발효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선 경선 과정에서 올해 안에는 EU 탈퇴 협상을 시작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준비할 시간을 갖겠다는 의미다. 신중하고, 모험을 하지 않는 메이의 정치적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브렉시트 투표의 주요 의제 중 하나였던 이민 문제에서 메이는 강경파로 분류된다. 메이의 탈퇴 협상에 대한 입장은 이민 억제를 위한 사람 이동의 자유를 부분 제한하고 동시에 EU 단일시장 접근 지위의 일부분을 유지하는 쪽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메이는 과도한 이민자 유입은 극우 정당의 부상으로 이어진다고 본다.

이로써 엘리트로 길을 닦으며 마침내 총리 자리에까지 오르는 메이에 세계의 눈이 모인다. 메이는 옥스퍼드대에서 지리학을 전공한 뒤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어 민간기업에서 금융 컨설턴트로 12년간 일하는 동안 런던 한 기초의원을 지냈고, 1997년 런던 서부의 버크셔의 한 선거구에서 당선돼 중앙정계에 입문했다.옥스퍼드대 시절 만난 금융인과 결혼생활 35년째로 자녀는 없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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